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화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전문가들, ‘김여정 의도’ 분석

“한미 간 이견으로 부딪히길 원해”

“한미훈련 관련 한국 결정은 제한적”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압박하는 담화를 낸 데 대해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전통적인 외교 접근법을 추구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특성과 연합훈련이 양국의 안보에 지니는 의미 등으로 볼 때 북한의 압박이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당근과 채찍 반복”

한미 전문가들은 연합훈련을 겨냥한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미동맹에 틈을 벌리려는 시도로 봤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문재인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번 담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부딪히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간 입장차는 북한 문제에 있어 성과를 내고자 하는 문재인 정권을 미국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당근을 준 뒤 곧바로 채찍을 내놓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며 “그런 관점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당근으로, 이번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된 김여정의 압박은 채찍”이라고 분석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은 “지난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의 입장에선 통신연락선 복원이 중대한 결정이었다”고 전제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한국에 더 많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센터장도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과의 관여에 조바심을 내고 있는 우리 정부와 미국 간 이간질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 축소 혹은 중단을 바라는 불순한 의도가 내포됐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한미연합훈련(PG)[정연주,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출처: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 (출처: 연합뉴스)

◆“바이든 정부, 北에 끌려가는 상황 원치 않아”

다만 이 같은 북한의 시도가 실제로 성공을 거두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클린트 워크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VOA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끌려가는 듯한 상황에 처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용인할 수 ‘있고 없고’를 결정하거나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특히 “8월에 예정된 연합훈련은 컴퓨터에 기반한 모의 방식인데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한국이 진행한 훈련이 규모가 축소되거나 실제 기동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김여정은 어떤 형태의 훈련이든 상관없이 거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스 국장은 이번 사안이 ‘안보 문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미가 연합훈련 축소 등의 문제를 놓고 어느 정도 간극을 보이고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은 자신들의 국가안보가 미국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한국의 결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이 한국과의 협상을 꺼리는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훈련 중단 촉구는 무리한 요구인데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구도를 전개하기 위한 과정일 것”이라면서 “한미 간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서 통신연락선 복원 조치와 연합훈련 중단은 등가성이 없다. 북한이 핵협상에 응해 온다면 훈련 연기나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콘월(영국)=뉴시스]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 앞 해변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에어쇼를 기다리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1.06.13.
[콘월(영국)=뉴시스]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호텔 앞 해변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에어쇼를 기다리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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