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7서울시장보궐선거 후 바로 성사될 것으로 보였던 국민의힘, 국민의당 양당 간 합당이 지연되고 있다. 꼭 어느 당이 조건을 내걸어 반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야권 입장에서 본다면 내년에 실시되는 대선 때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전절차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합당문제를 놓고 원칙적인 합의에 이르고서도 실무자간 세부적 내용에서 여러 조건들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몇 번이나 합당 시한을 못 박기도 했다. 시간을 오래 끌면 그만큼 야당통합의 시너지가 떨어진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안 대표을 향해 양당 합당에 관한 적극적인 협상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이 오는 30~31일이고, 9월부터는 경선 버스가 출발하는 만큼 늦어도 8월 중에는 합당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합당 시한을 8월 초로 못 박겠다는 뜻을 밝힌바, 안 대표는 마이너스 통합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며 합당 시한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중이다.

이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고, 윤 전총장의 입당으로 인해 국민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바, 국민관심이나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야권 합당문제로 지금까지 끌어왔는데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국민의힘, 국민의당 모두에게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합당 문제에 대해서는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이 백번 양보해 큰 그릇의 배포를 보여야 한다. 정권교체가 야권 최고 목표라는 대의로 합당에 임해야지 국민의당에게 백기투항식으로 요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수로 보인다.

국민의당 지도부에서는 국민의힘이 합당에 임하는 자세를 두고, 불만이 가득하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내년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이준석 대표의 휴가일정이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며 떨떠름한 입장이고, 합당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이준석 대표가 합당문제에서 고압적 자세로 임한다면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가 없나”라는 말로 당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내년 대선에 출마해야한다는 압력까지 넣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정치인으로서 시행착오를 겪고, 짧은 기간내 산전수전을 다 경험해본 안 대표가 현실정치에 눈을 뜬 상태에서, 또 지금까지 정치적 주장대로 정권교체에 한 알의 밀알이 되자는 것이지, 훼방꾼으로서 행세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합당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양당 지도부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합당 노력으로 안 대표가 주장하는 ‘플러스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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