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문제 논의 시 계파 갈등 가능성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나라당의 당직 인선에 나타난 ‘계파 안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무총장과 더불어 핵심 당직으로 꼽히는 여의도연구소장과 제1·2사무부총장에 계파별 인사를 골고루 세웠다. 구체적으로 보면 여의도연구소장엔 소장파 리더 격인 정두언 의원, 제1사무부총장엔 친박계인 이혜훈 의원, 제2사무부총장엔 친이계인 이춘식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지난 12일에는 홍준표 대표와 최고위원 간에 논란이 됐던 사무총장직에 홍 대표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이 인선됐다. 이날 총 23개의 당직이 일괄 임명됐는데, 이때도 역시 친이·친박계 사이의 계파 배분이 고려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나경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번에 홍 대표가 인선안을 가져오면서 ‘친이 몇 명, 친박 몇 명’이라고 세어서 말했다”며 “우리 당에 중립·쇄신파는 없는지, 결국 이런 식의 셈법으로 계파 갈등을 언제 해소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직 인선이 계파 안배라는 이유로 ‘계파 나눠 먹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그동안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직 인선을 두고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어왔다. 공천과 밀접한 사무총장직 등 4개 핵심 당직에 대해서는 특정 계파나 측근을 배제해야 한다는 최고위원들이 홍 대표와 의견 충돌을 빚은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갈등을 ‘계파 안배’로써 봉합했다. 이 결과 4개의 핵심 당직에 당내 계파가 골고루 포진한 모양이 됐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분란의 씨앗을 남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에 앞서 공천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 계파 간 이전투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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