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뉴시스] 올림픽사진취재단 =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1.08.01.
[도쿄(일본)=뉴시스] 올림픽사진취재단 =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1.08.01.

한국여자체조 첫 메달 수확

父 여홍철 대를 이어 메달

부녀 함께 메달 한국 처음

“이젠 아빠 이겨보고 싶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대한민국 여자 체조 대표팀의 여서정(19, 수원시청)이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자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이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기록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메달로 여서정은 한국 올림픽 사상 두 가지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과 한국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부녀가 함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것 두 가지다.

여서정은 ‘도마황제’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이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 같은 종목인 도마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여자 체조 첫 메달을 선사할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첫 번째 올림픽에서 멋지게 메달을 거머쥐며 기대에 부응했다. 여홍철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도마 부분에서 은메달을 딴 지 25년 만이다.

(도쿄=연합뉴스)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연기를 마치고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1.8.1
(도쿄=연합뉴스)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 한국 여서정이 연기를 마치고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1.8.1

또 여서정의 메달은 한국 체조 사상 10번째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첫 동메달을 따냈다. 종목은 역시 도마였다. 이후 한국은 이번 여서정의 동메달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획득했다. 단 하나의 금메달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양학선이 얻어냈다. 양학선 역시 도마였다.

여서정은 1차 시기 자신의 이름으로 된 기술인 난도 6.2점 ‘여서정’을 시도해 완벽하게 성공했다. 수행점수 9.133을 받아 15.333점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달성했다. 금메달도 도전해볼 만한 점수였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 720도 비틀기 기술에 도전한 여서정은 착지 과정에서 뒤로 밀리는 실수를 보이며 14.133점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메달권이 가능한 점수였고, 합계 14.733점으로 3위를 사수하며 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금메달은 15.083점을 기록한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 은메달은 14.916점을 받은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가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 여서정이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육사에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여서정은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15.083점),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14.916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썼다.사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홍철과 딸 여서정. 2021.8.1
(서울=연합뉴스)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 여서정이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육사에 남을 이정표를 세웠다.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여서정은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15.083점),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14.916점)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썼다.사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홍철과 딸 여서정. 2021.8.1

메달이 확정된 뒤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1차 시기에 너무 잘 뛰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2차 시기에서 실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2차 시기 점수가 떨어진 점을 분석했다.

다만 “(금메달을 놓친 게 )아쉽지 않다.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어 “일본에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없어져서 아빠랑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아빠가 장문으로 많은 글을 써줬고, 지금껏 잘해왔으니 열심히 준비하라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계셔서 그간 부담감도 많았고,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이젠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KBS 해설위원으로서 딸의 경기를 지켜 본 여홍철은 “이젠 여서정이 ‘여홍철의 딸’이 아닌 내가 ‘여서정의 아빠’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동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선 “이번에 동메달을 땄기에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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