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아버지 - 이사철
[마음이 머무는 詩] 아버지 - 이사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버지

이사철

뜬 구름 같은 집에서
갈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살다간
아버지
가족 몰래
한평생 보증 빚 갚다 가셨네.

 

 

[시평]

아버지는 어느 의미 참으로 외로운 분이시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가족들 앞에서는 그저 의연해야만 하고, 그래서 가족들이 모두 자신을 믿을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숨은 힘을 지닌 분이시다. 아니 그런 힘을 지니셨기보다는 그런 힘을 스스로 지니려고 홀로 힘을 들이고, 또 무던히 애를 쓰는 분이시다. 그러니 어찌 보면 애처롭기까지 한 그러한 분이시기도 하다.

뜬 구름 같은 집이란 어떤 집일까. 지상에 든든한 지지대 하나 드리우지 못한, 불안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 그런 집, 그런 집 살림 아니겠는가. 그러한 어려운 살림을 도맡아 갈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나부끼며 그렇게, 그렇게 우리의 모든 아버지들은 살아간다. 이런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면 절로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는 가족 몰래 한평생 보증 빚 갚다 가신 분이시다. ‘가족의 가장’이라는 ‘보증’을 스스로 지신 채, ‘가족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그 ‘빚’을 한평생 갚아나가고, 갚아나가시는 분, 그 분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이 무더위 속, 가장으로 살아야 한다는 ‘보증’,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오늘도 우리의 아버지들 세상을 향해 묵묵히 문을 나선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천지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00902
  • 등록일자 : 2009년 7월 1일
  • 제호 : 천지일보
  • 발행·편집인 : 이상면
  • 발행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89길 31 코레일유통 빌딩 3~5층
  • 발행일자 : 2009년 9월 1일
  • 전화번호 : 1644-753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금중
  • 사업자등록번호 : 106-86-65571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13-서울용산-00392
  • 대표자 : 이상면
  • 「열린보도원칙」 천지일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강은영 02-1644-7533 newscj@newscj.com
  • Copyright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j@newscj.com  ND소프트
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