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통제권
[인권칼럼]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통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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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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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7조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규정한 것은 우선 사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내용이 사생활의 주체인 개인에게 전속돼 있어서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이란 의미이다. 이 헌법 규정을 보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 하여 비밀을 먼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사생활의 비밀이 보호되지 않으면 사생활의 자유는 보호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하는 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정보가 조사되거나 공개되지 않을 것을 말한다. 사생활의 비밀은 국가권력이나 다른 사람이 사생활을 조사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보호로 자신을 은밀하게 탐지하고 조사하는 것에 대한 방어권을 말한다. 개인의 신체에 관한 정보, 의료기록이나 명예 및 신용 등은 조사되거나 공개돼서는 안 된다. 즉 개인의 신상에 관한 정보는 어떤 정보이건 함부로 공개돼서는 안 된다.

사생활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려면 더 큰 공익이 존재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이 공직선거 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자에게 실효된 형을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의 범죄경력을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선거기간 중에 선거구민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개인의 중요한 정보라고 해도 그 정보가 공익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면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생활의 비밀은 당사자 간의 대화도 대상이 된다. 그래서 당사자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취하는 것도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재판에서 진술인의 발언을 피고인이나 변호인에 녹취하는 것은 진술인의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실체적 진실의 발견 등 다른 법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녹취의 금지가 녹취의 허용보다 더 이익이 크다면 녹취는 금지되거나 제한된다.

개인의 사적 정보는 우선 어떤 정보든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에 만들어진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피고인의 일기를 형사소송의 기록으로 제시하는 것 등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과 명예훼손은 구분되는데, 명예훼손은 개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 의한 긍정적 평가는 명예훼손이 되지 않으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수는 있다.

수사기관이 범죄수사와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의 수집·보유나 이를 위해 비밀리에 광범위하게 수사를 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게 된다. 그래서 국가가 행정수요 예측을 위해 인구조사를 할 때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 정보만 수집해야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지 않는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는 감사 또는 조사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세체납자의 명단공개는 그 취지를 공감할 수 있다고 해도 법적 근거가 없는 한 명백하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 되며, 비록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해도 공표의 필요성과 관련해 이익형량을 통해 그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이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서 성범죄자들의 신상공개와 관련해 중범 또는 재범 가능성이 있는 범죄자에 대해 법원의 판결로 공개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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