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파링던의 피아노 웍스가 재개장한 후 젊은이들이 무도장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런던=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파링던의 피아노 웍스가 재개장한 후 젊은이들이 무도장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도 방역 규제를 완전히 해제한 영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오히려 급격히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원인을 분석하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치솟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영국에서 오히려 확진자수가 급감해 과학자들도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전날까지 7일 연속 하락했으며, 28일은 전날보다 약간 상승한 2만7천734명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일주일 전에 비하면 절반으로 뚝 떨어진 수치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모임 제한 등 기존의 방역 규제를 완전히 해제했다.

당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수가 17일 기준 5만4천674명으로 지난 1월 이후 최다를 기록한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영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모두 해체한다는 기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언론은 방역 규제가 사라진 19일을 '자유의 날'로 칭했고, 펍과 나이트클럽 등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영국은 물론 각국 보건 전문가들은 이런 영국 정부의 결정을 '무모하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또 지금 이 시점이면 방역 해제로 인한 부작용 효과가 나타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일부 감염병 모형은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하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그와 반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폭염이나 학교 방학의 영향일 수도 있고, 확진자를 추적하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앱이 효과를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받기를 아예 중단한 것인가 하는 추측도 나온다. 만약 확진되면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휴가철을 앞두고 사람들이 계획된 휴가를 망치기 싫어 검사를 안 받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조심스러운 가정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바로 영국이 집단면역 문턱에 다다랐을 가능성이다.

영국에서는 현재 성인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했고, 88%는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폴 헌터 교수는 "백신을 맞았거나 아니면 감염이 됐거나 해서 영국은 집단면역에 도달 중일 수 있다"며 확진자가 늘 수는 있지만 이전처럼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마틴 맥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지역적 차이 때문에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서 "누구도 하나의 대답을 내놓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방역 규제를 해제한 부작용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특히 날씨가 변하고 9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확진자가 다시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영국 정부도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27일 기자들에게 최근 확진자수 급감과 관련,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이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주,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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