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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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선 복원… 관계개선 기대

정상회담 관측엔 靑측 선 그어

북미대화 재개에 文역할론 중요

한미연합훈련‧코로나19 등 변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과 그에 따른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단 남북 간 대화의 시동을 걸 수 있는 첫 단추가 끼워진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과 맞물려 남북관계 개선에 이어 북미대화 재개로 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완화 그 자체가 남북관계에 긍정적이란 관측엔 큰 이견이 없다. 벌써부터 4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이 대내외에서 지속되는 이유다.

다만 청와대는 신중한 기류다. 전날(27일,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3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남북 간 논의 의제는 다시 열린 대화 통로로 협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는데, 일각에선 남북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차단된 남북관계에도 온기가 돌 것은 분명해진 터라 정상회담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청와대는 남북 간 실무 접촉을 위한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추후 과제로 꼽았다. 통일부도 우선 남북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방안부터 검토 중인데,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식량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7.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7.20

◆북미 정상 머리 맞대나

과거에도 북미대화가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졌던 터라 북미 정상이 다시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점은 북미대화에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 또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레먼 퍼체코 파도 교수는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조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가 하지 않았던, 한국과 대북정책을 협의하고 있고 따라서 북한은 한국과 척지고 미국과 협상할 수 없다”면서 “바이든의 외교에 대한 의지를 시험하려면 두 나라 모두와 관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교류 부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행보에는 보건난, 식량난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인 측면이 크지만, 한편으론 남북대화 모색을 통해 향후 있을 북미협상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남북 통신선 복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를 긍정적 조치로 평가하며 “외교·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라고 밝혔다. 미 정부도 통신선 복원을 북미관계 개선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 청와대 측의 북미 간 주춧돌을 놓는 징검다리론과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사진 = 노동신문 갈무리) 2021.06.19
[서울=뉴시스] 김정은 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사진 = 노동신문 갈무리) 2021.06.19

◆북미대화까지 난관 많아

남북 통신선 복원이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게 사실이지만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현안이 산적한데다 북한 인권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 조건 없는 대화 복귀를 거듭 촉구하는 미측과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측 간 셈범이 서로 달라 한발도 양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개선조차도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내달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이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훈련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코로나19로 야외 기동훈련은 어렵더라도 시뮬레이션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다. 청와대 측도 “남북 통신선 복원과 한미 연합훈련은 무관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킨다. 이번 국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초 직접 문제를 제기를 한 상황이라 침묵하고 넘어가진 않을 텐데, 비난 수위가 어느 정도 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전 세계적인 대유행도 걸림돌이다. 북한이 감염 위험에 극도로 민감해하는 상황에서 양측 간 대면 만남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가능성이 있는 방안은 화상을 통한 협의인데 논의 진전에 한계가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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