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김종철 기자] 최근 미국 언론들은 미국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를 ‘영적인 위로에 목말라 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불교를 살펴보면 아시아 이민자사회를 제외한다면 유명한 불교수행자들은 대부분 백인이며 베트남전 반전운동과 반문화 운동 과정에서 미국 주류문화를 벗어나 불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많다.

미국에서 불교는 지방분권화 돼 있다. 아시아의 각지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고립된 상태로 각기 발전해온 믿음과 수행법은 미국에도 그대로 나란히 병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에서는 종단과 사원이 불교를 이끌었지만 미국에서의 불교 교사는 대부분 모두 평신도들이다. 달라이 라마를 제외한다면 미국에서 불교는 특별한 승려나 의식, 전례 등으로 알려졌다기보다는 비사파나(통찰명상)를 응용한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치유로 알려졌다.

이들과 달리 인터넷의 스스로하기 정신에 익숙한 다음 세대들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불교를 외치며 불교 수행을 다른 방식으로 밀고 간다.

이들은 한 스승을 중심으로 조직화됐던 이전의 불교수행과는 달리 비공식 스터디 그룹 문화를 통해 불교 수행을 하는 방식을 전파하고 있다. 이에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불교 수행에 대한 인식 차이는 뚜렷해 이제 미국 불교는 갈림길에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미국의 초창기 불교 수행자들은 십년 이상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전통적인 복장을 입고 생활하며 불도를 닦았다. 그러나 젊은 미국인들에게 외국 사원에 틀어박혀 몇 년씩 수행하고 외국 문화를 습득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서구사람들과 만나는 데에 비생산적인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풍조에 대해 오래된 선승인 샌프란시스코 선 센터의 조게츠 노먼 피셔는 “비단 불교뿐 아니라 종교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삶의 한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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