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15

崔 “긍정적 답 기다릴 것”

“당 분열 우려 불식시켜야”

윤석열 “국민 목소리 경청”

일각에선 ‘거리두기 계속’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공개 회동을 제안한 가운데 윤 후보 측은 한발 물러서며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 만남은 어려워 보이지만, 야권 대통합의 발판이 갖춰져 두 사람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최 전 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께 공개 회동을 제의한다”며 “회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윤 전 총장님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을 정권교체의 도정에서 함께해야 할 동지로 인식하고 있다”며 “또 공직생활을 하다 이제 막 기성 정치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기성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에 함께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이에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우리 두 사람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 앞에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0

일각에선 최 전 원장의 이러한 제안이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높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4명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 순서가 뒤바뀐 것이라며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원칙이라는 강점과 파면 팔수록 나오는 미담, 동시에 도덕성에서도 플러스 점수를 얻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적절성에 관해 감사원 감사를 진행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법조인으로 주목받았다. 또 최 전 원장의 자녀 중 두 자녀를 입양한 사례는 유명했고, 육군 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친 경력도 있다.

다만, 법관과 감사원장으로 오래 재직하면서 정치에 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지지율이 낮고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상승세를 탄 지지율에 약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국민의힘 입당에 이어 윤 후보와의 회동을 제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은 또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명이 윤 후보의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비공개 회동을 하는 등 친(親)최재형계와 친윤석열계로 나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 계파 정치라는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지난 시절 계파 갈등의 폐해를 누구보다 심각히 경험했던 국민의힘의 당원이나 지지자들 입장에서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이는 정권교체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7.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제공: 윤석열 캠프) ⓒ천지일보 2021.7.26

이에 윤 후보 측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때가 되면 상황을 고려해 언제든 만날 것 같다”며 “지금은 국민의 삶과 민생에 관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정권 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분은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다만 시기와 상황을 고려해서 만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당이 얼마 남지 않은 윤 후보가 최 전 원장에 대한 거리두기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25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치맥 회동을 하며 국민의힘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회동 자리에서 “결정의 시간이 다가온다”며 입당 의지를 에둘러서 표현하기도 했다. 입당하게 되면 자연스레 경선에서 보게 될 텐데 굳이 서둘러 라이벌을 만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기 위해선 윤 후보의 적극적인 스킨십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8일 최 전 원장의 부친상 장례식에서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장례식장이라 정치적 얘기는 오가지 않았지만,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가 처음 대면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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