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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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하는 데 있어 평가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것을 배우는 학생시절에는 월말평가, 기말평가, 학년말평가 등 많은 평가가 존재한다. 평가를 하고 나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어서 보충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긴 인생에 있어서 평가는 더욱 중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그저 어제처럼 오늘을 산다. 마치 습관처럼 사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에게 평가 같은 것은 귀찮게만 느껴진다. 평가를 했을 때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누구라도 기분이 안 좋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에도 시험성적이 안 좋을수록 기운이 빠지고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듯 부담스러운 시험에서 놓여나고 싶어서 어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잘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평가받는 것을 반복한다. 대단한 도전이 아닐 수도 있다.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도 대단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스스로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평가한 후에 또다시 도전해 보는 것, 그 자체가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가에는 중요한 규칙이 있다. 평가를 남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게 평가를 맡기는 것을 객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다소 주관적이라도 자기 스스로의 평가가 더 정확하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우쭐할 필요도 없고 반대로 기분 나빠하거나 기가 죽을 필요도 없다. 평가는 자신을 제일 잘 아는 자신의 평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남의 평가를 무시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 사람이 내 일이나 나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겠어?’라고 생각하며 무시해버리면 되는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언젠가 유럽에서 길거리 공연을 보게 됐는데 드럼 공연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진짜 드럼이 아니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야 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만든 거였다. 그런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는지 감동이었다. 다 보고 돌아서려는데 옆에 작은 글씨로 ‘이 공연을 통해서 언젠가는 진짜 드럼을 살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씌어 있고 옆에는 작은 돈통까지 놓여 있었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성의를 표하고 돌아서는데 뭔지 모를 감동이 있었다.

그것을 본 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평가를 할 것이다.

‘진짜 드럼도 아닌 것을 가지고 공연을 하고 돈을 요구해?’라든가 ‘진짜 드럼을 사기 위한 것이겠어? 아마도 술이나 한 잔 하기 위한 것이겠지’ 또는 ‘멋진 공연이었어. 나중에 돈을 모아서 진짜 드럼을 사서 공연을 한다면 정말 멋질 거야. 그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네’ 등등.

그런 평가들 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평가’라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일을 하고 있으며 언젠가 진짜 드럼으로 공연을 할 때에는 아마도 최고의 드러머가 될 수 있다는 평가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심사위원에게 평가를 맡겨야만 할 때가 있다. 경연대회 같은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자신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만은 그 누구에게도 평가를 맡기지 말자. 그것이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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