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27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며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2021.07.27.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27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며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2021.07.27.

양측 “文대통령‧김정은 합의”

‘정전협정일’ 동시 발표해 의미

“관계 발전에 긍정 작용할 것”

서해지구 군통신선 오전 10시 개통

전문가, 정상회담 관측에 “아직 이른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해 6월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북한의 일방적인 조처로 약 13개월 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27일 전격 복원됐다.

남은 임기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인데,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통신연락선 13개월만 복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긴급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면서 “개시 통화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날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이라 관심을 모았는데, 사전 조율을 통해 남북이 동시에 소식을 전해 의미를 더했다.

같은 시각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수뇌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쌍방은 27일 10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 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모두 “통신선 복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 등 합의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고,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두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발표에 이어 국방부도 오전 10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개통돼 시험통화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연결을 지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군 당국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하던 정기통화도 이날 오후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6월 9일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며 남북 간의 모든 통신선을 완전 차단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9월 단절됐던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원을 위해 시험통화를 하고 군 관계자. (출처: 연합뉴스)
지난 2013년 9월 단절됐던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원을 위해 시험통화를 하고 군 관계자. (출처: 연합뉴스)

◆통신선 복원 계기 정상회담 가능성은

북한은 그간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통신선의 차단과 복원을 반복해 왔다. 이번에도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국면전환을 노린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전략과 맞물려 ‘벌써부터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6년 2월에도 남측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자 연락채널 차단으로 맞섰다. 그러다가 2018년 1월 9일 전격 복구됐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북한이 도모한 ‘국면전환용’ 행보였다.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에도 북한은 판문점 연락을 중단했는데,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응수해 대북제재에 나서고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된 데 따른 것이었다. 2010년 5월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5.24 조치를 단행했을 때도 판문점 채널이 닫혔었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약속에 기초한 외교·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을 실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것도 남북에 이어 북미 간 대화 재개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다만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관계가 단절된 속에서도 양 정상이 친서 교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벌써부터 정상회담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거나 향후 북미대화 재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바이러스 등 북한 내부 문제들로 인해 아직 정상 간 만남을 얘기하기는 이른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일각에선 남북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차단된 남북관계에도 온기가 돌 것은 분명해진 터라 정상회담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또 북한이 통신선 복원에 전격 합의한 배경을 두고도 문 센터장은 “북한은 늘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신선을 끊거나 복구하거나를 거듭해왔다”면서 “코로나19, 특히 폭염 등 최악의 경제난 속 자력갱생을 넘어선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일 수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한미 연합훈련 등 중단을 바라거나 거기서 한미 간 이간을 노리는 불순한 의도가 내포됐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청 중앙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디오라마&사진전'에서 한 초등학생이 남북 정상회담 관련 미니어처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1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청 중앙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디오라마&사진전'에서 한 초등학생이 남북 정상회담 관련 미니어처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1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