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마친 후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라크 총리와 백악관 회담…부시가 시작한 아프간·이라크 전투임무 마무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연내 미군 전투임무를 종료하는 데 공식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와 회담하면서 모두 발언을 통해 “연말이면 우리는 전투 임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내 미군의 역할이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이라크군의 훈련과 자문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라크 내 미군은 2500명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투임무 종료에 따라 이라크에 남을 미군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 전투임무 종료는 2003년 미국 주도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18년 만이다. 미군은 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했다가 2014년 IS 발호로 다시 파병됐으며 2007년에는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가 17만명에 달했다.

이로써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라는 두 개의 전장에서 모두 전투임무를 종료하는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두 전쟁 모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년이 되는 올해 8월 말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으며 사실상 철군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다.

이라크에서의 전투임무 종료는 중동에 집중된 자원을 중국 견제에 재배치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포스트 9·11 국면'을 넘어 중동과 테러 대응에 주력하던 20년을 마무리하고 중국과 사이버공격 같은 위협에 초점을 맞추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향후 지원은 군사 부문이 아닌, 경제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라크에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50만 회분을 보내고 10월 치러지는 이라크 선거를 위해 520만 달러를 유엔에 지원키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라크 역시 의회 차원에서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알카드히미 총리도 최근 W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는 미군 전투병력이 필요 없다. 우리는 정보 지원, 훈련, 역량 구축 및 자문이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이 물러나는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는 데서 보듯 미국이 이라크에서 깔끔하게 손을 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개인적 연결고리도 있다.

장남 보 바이든이 이라크에서 복무하고 돌아와 2015년 뇌암으로 숨졌고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이 이라크 현지에서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의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이라크전 개전에 찬성했다가 이후 후회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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