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의궤 전시 설명문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297권 중 71권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에서 프랑스로부터 반환된 297권 중 71권과 함께 165점의 관련 유물을 오는 19일부터 일반인들에게 전시ㆍ공개한다.

의궤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돼 이미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이다. 또 조선왕조 동안 제작돼 ‘예’를 중시하는 유교문화권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조선시대의 통치 철학 및 운영체계를 알 수 있어 가치가 높다.

총 6부로 구성된 전시 중 1부에서는 의궤의 개념․구성 설명과 함께 정조가 강화도 행궁 시 외규장각을 완공하고 왕실의 중요 자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한 내용을 살필 수 있다. 또 동시에 제작된 어람용과 분상용의 의궤를 나란히 전시해 표지, 본문, 도설 등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2부는 ‘왕권과 통치’로 종묘제례ㆍ친경ㆍ영건ㆍ녹훈 관련 의궤를 전시해 조선시대 통치 이념의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또 한글 문장이 기록된 유일본 ‘보사녹훈도감의궤(1682년)’가 전시된다. 이 의궤는 한글 문장이 적혀 있어 희귀 기록물로 꼽힌다.

3부와 4부에는 각각 왕실의 혼례, 책봉, 존호 등 의식을 기록한 의궤와 왕과 왕비의 국장 등 왕실 장례 문화를 볼 수 있는 의궤가 전시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왕실 의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죽음과 관련된 의식이었다. 임종과 장례 준비, 무덤의 조성, 장례 행렬, 삼년상 동안의 제사 등이 모두 엄숙하고 성대하게 치러졌다. 관련된 의궤로 국장도감, 빈전도감, 산릉도감이 전시된다.

▲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 전시 의궤.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움직이는 의궤 그림들이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5부 주제는 ‘추모와 기억’이다. 3년 상을 마친 후 신주를 종묘로 모시는 부묘, 세상을 떠난 왕과 왕비에게 이름을 올리는 시호, 왕의 초상을 그리는 영정 제작 등을 통해 조선시대의 선왕 추모 방식을 살펴본다.

마지막 6부는 1866년 병인양요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과정을 짚어본다. 병인양요 때 참전했던 프랑스 해군 쥐베르의 기록 등 관련 서양 문서들이 소개된다. 또 국내에 가장 먼저 반환된 ‘현목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상)’도 공개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의궤 속 그림이 움직이는 영상도 관람할 수 있다.

김영나 관장은 18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반환된 외규장각 의궤는 국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된 어람용이 대부분”이라며 “국내외에 몇 점 안되는 유일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향후 의궤 연구 및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되는 한글 의궤는 새로운 의궤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 의궤가 보관돼 있던 외규장각을 그린 ‘외규장각도’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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