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스크를 벗은 선수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도쿄(일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3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스크를 벗은 선수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영국 유명 방송인 피어슨 모건 “지루한 개막식”

영국 매체 폴리틱스 편집장 “장례식장 같았다”

BBC 방송 진행자 “조용하면서 아름다운 일”

“깊은 감동… 코로나 속 거둔 일종의 승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열린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놓고 외신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관람 내내 하품이 나왔다는 악평이 나온 반면 깊은 감동이 있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영국의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전날 트위터에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언급하며 “나는 하품하고 있지 않다. 당신이 하품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모건은 데일리메일 기고문을 통해서는 “솔직히 우리 모두 졸고 있었다”며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지루한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왜 이런 재미없고 엉터리인데다 부당하고 코로나19로 황폐화된 대회가 취소됐어야 했는지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모건은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2012년과 2016년 하계에 열린 영국 런던 올림픽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와 비교하면서 “그때의 즐겁고 화려한 열기에 비교하면 솔직히 당혹스럽도록 지루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정치매체 폴리틱스의 편집장인 이언 던은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것과 같았다”며 “자국 정서를 고려해 절제한 건 알겠는데, 전 세계인들을 고려해 조금은 즐겁게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던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엉뚱하며, 흥미진진한 나라 중 하나인데, 이 개회식이 그들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관중이 없어서 마치 리허설 같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60년 경력의 저널리스트인 데린 힌치는 “개회식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인가요?”라고 했고, 호주 기자인 스티브 하트는 댓글로 “리허설 같아요. 보고 있기 힘드네요”라고 동조했다.

이와 달리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BBC의 스포츠 방송 진행자 헤이즐 얼바인은 “유례 없는 시기에 유례 없는 개막식이었지만 깊은 감동이 있었고 조용하면서 아름다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얼바인은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상황과 제약 속에서 거둔 일종의 승리라며 “일본은 이를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쿄올림픽은 작년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1년간 연기됐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반대 여론이 여전한 가운데 대회를 강행했다.

참가 인원은 대폭 축소됐고, 올림픽 125년 역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가 결정되는 등 엄격한 방역 조치 속에 축제 분위기는 자취를 감췄다. 도쿄 곳곳에선 개막식을 앞두고서도 올림픽 반대 시위가 열렸다.

AP통신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뤄졌던 도쿄올림픽이 거의 텅빈 경기장에서 펼쳐진 계단식 불꽃놀이와 TV 시청용 연출 속에 드디어 개막했다”며 “화려하지만 이상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개막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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