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출범 4년 넘었는데… 카카오뱅크식 문제 해결은 ‘인력 탓?’
[기자수첩] 출범 4년 넘었는데… 카카오뱅크식 문제 해결은 ‘인력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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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카카오뱅크는 ‘백화점식’의 많은 상품을 내놓지 않지만, 출시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최고의 ‘편의성’과 ‘경쟁력 있는 혜택’을 제공하겠습니다.”

지난 2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밝힌 카카오뱅크의 목표와 슬로건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처럼 빠른 비대면 서비스와 최고의 고객 편의성을 무기로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때아닌 전세자금대출 심사 지연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을 이용한 고객 일부가 심사가 늦어지면서 위약금을 물거나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피해자는 카카오뱅크 영업일을 계산해 잔금일 15일 전 전세대출을 신청했다. 당시 담당자는 영업일 기준 3일 뒤 심사결과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3일 뒤에도 심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피해자의 경우는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전세대출을 잔금일 한 달 전 신청했음에도 심사결과가 나오기는커녕 미혼인 피해자에게 “배우자 소득 증명 서류를 내달라”는 연락만 돌아왔다. 심지어는 잔금일을 사흘 앞두고 부결 통보를 받은 피해자도 있었다.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타 은행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도 카카오뱅크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전세대출 한도를 늘리면서 신청이 몰렸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의 해명이다.

문제는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 모두 인력이 부족하다 해서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은행심사 과정에서 일부 지연되는 사태는 있을 수 있어도,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다면 이 같은 오류가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권에서 수십 년 근무했던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해명은 지난 2017년 출범 직후 발생한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대란 당시 내놓은 입장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간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017년에는 출범 직후라 인력이 부족해 생긴 문제라고 그나마 이해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출범 4년이 지난 시점이다.

인력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겼다기보단 아직 은행으로서 대출 여력을 갖추지 못한 채 서둘러 여신대출상품으로 손을 뻗어 생긴 시스템 미비라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전세대출은 신용대출과 다르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한도가 되지 않아 돈을 빌리지 못하더라도 신용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조회만 한 경우에도 타격은 없다.

반면 전세대출은 집주인과의 가계약서, 계약금 입금명세서 등의 첨부 서류가 필요하고 신용대출보다 심사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에서는 사흘 이내면 가부 여부가 결정된다. 가부 결정이 빠르게 나지 않는다면 대출자가 이사에 차질이 생긴다. 또 계약금을 내고 계약이 진행된 상황에서 잔금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부결 통보를 받은 피해자는 위약금까지 물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6.11
카카오뱅크는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6.11

카카오뱅크가 인력 부족을 탓하면서 대출 시스템의 문제를 고치지 않는다면 이러한 피해는 더욱 누적될 수밖에 없다. 다음 달부터 중·저신용 대출과 개인사업자(SOHO) 대출 등 카카오뱅크 여신상품이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비한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인력 부족만 외치면서 섣불리 여신상품을 늘린다면 제2차, 3차 대출 논란은 예정된 수순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높은 만족도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은행 앱 트래픽에서 1위를 달성했다”며 “이는 제품 판매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전세대출 심사가 지연되면서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력 부족을 핑계로 미비한 시스템을 감추는 것이 과연 ‘고객의 만족도’와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행태일까. 윤 대표에게 묻고 싶다.

“정말 고객을 위하는 금융이 되고 싶다면, 핑계보단 대출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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