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과 현대건설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비판하는 광고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실려있다. 현대건설은 ‘탈석탄’을 내세우고 화력발전사업을 추진에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출처: 기후솔루션)
23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과 현대건설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비판하는 광고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실려있다. 현대건설은 ‘탈석탄’을 내세우고 화력발전사업을 추진에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출처: 기후솔루션)

정의선의 현대차 ‘그린워싱’ 국제적 비난

‘탈탄소’ 선언 날 석탄발전 추진 정황 적발

ESG경영 역행에 “이중성 멈춰야” 지적도

전범기업과 협업 문제의식 “잘 모르겠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앞에서는 친환경 ESG경영을 앞세워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전범기업과 석탄발전소를 짓는 계획을 세우며 실리를 챙긴 기업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그린워싱(친환경주의 위장)’ 논란에 휩싸인 기업은 국내 재계 2위의 기업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IONIQ)을 충전하기 위한 전기를 석탄발전소에서 공급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가 게재됐다. 해당 광고는 호주의 환경단체 ‘마켓포시스’가 기획한 광고로, 현대건설의 석탄발전 사업 추진을 비판한 것이다.

심지어 이날은 현대건설이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탈석탄’을 선언하며 국내외 모든 석탄 관련 투자 사업 참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원천기술 확보와 건설 자동화, 스마트시티,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등 신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건설은 베트남에 12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발전소는 베트남 중부 꽝빈성에 들어설 예정이며, 전범기업인 일본 미쓰비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주했다.

줄리엔 빈센트 마켓포시스 대표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석탄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은 매년 자동차 100만대가 내뿜는 것에 맞먹는다”며 “현대가 이를 만회하려면 해마다 내연기관차 100만대를 오로지 재생에너지로만 충전하는 전기차로 대체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기차를 팔면서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이윤추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무분별한 이윤추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기업들의 이런 이중성은 멈춰야 한다”며 “기후 위기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으로 이윤을 추구하겠다는 자세는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와 손을 잡고 함께 일한다는 것은 문제의식 없이 실리만 추구하는 것”이라며 “전범 기업과 손을 잡고 ESG경영에 역행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은 최근에 수주한 것이 아니라 10년 전 ESG경영이 대두되기 전부터 진행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ESG경영을 거스른다는 것은 아니고, 베트남과의 관계 때문에 이번 사업만 하고 ‘탈(脫)석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사전행사에서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개발하는 등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순환경제 사회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현대건설 지난 10년간 현장에서 노동자 50여명을 희생시켜 고용노동부의 특별 조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이 이익을 챙기는 것만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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