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정책준비단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선정책준비단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7.22

대선정국 미칠 파장 예의주시

野 “몸통은 文대통령·민주당”

대통령 사과 요구하며 압박

與 “국정원 댓글조작과 달라”

친문세력 분화로 경선 영향

대선주자, 文과 선긋기 가능성

[천지일보=명승일·이대경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실형이 최종 확정된 가운데 이번 대선 정국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여야는 정국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자당에 유리한 쪽으로 여론전에 돌입했다.

우선 야당은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하며 십자포화에 나섰다. 도덕성 흠집을 최대한 부각하면서 대선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또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인터넷을 이용한 여론조작은 하나의 선거개입이라는 프레임 역시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전 지사의 판결이 (유죄를) 확신하고 있던 우리에게는 충격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민주당 대권주자들과 당직자들이 일제히 김경수 전 지사의 범죄행위 옹호에 나선 것은 충격”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했던 말 그대로 드리고자 한다”며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상황에 따라 맞는 말을 하지만 일관성은 전혀 없는 어느 법학자와는 다르게 대통령께서는 일관된 말로 국가질서를 세워주시라. 청와대는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거대한 범죄를 단독으로 저질렀거나 (드루킹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단독 제안했을 리 만무하다. 몸통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이번 사건은 대의 민주주의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개입을 넘어서 선거조작 사건이다. 김경수 한 사람이 구속됐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밭갈이’라 불리는 친문 진영의 인터넷 여론 주도를 미리 방지하는 차원에서 국민의힘이 정권의 정통성을 비판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들이 제2·제3의 드루킹이 되어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당시, 민주당은 ‘남재준 국정원장은 해임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라’면서 정통성 문제를 제기했다”며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 문제를 건드림과 동시에 민주당과 지지층의 여론조작 시도를 방어하는 차원에서도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7.22

반면 여당은 대선을 앞두고 파장을 차단하는 데 부심했다. 드루킹 사건과 국정원 댓글 사건은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한 것. 야권의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 요구 또한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 사건을 국정원 댓글 조작과 유사한 사건으로 매도하는 분이 있다”면서 “국정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대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댓글 조작과는 질적으로 다른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의 책임론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17년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정권교체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했던 시기”라면서 “그런 일(댓글 조작)을 할 이유도 없고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민주당의 본경선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김 전 지사가 ‘친문 적자’로 꼽혔던 만큼, 친문의 분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친문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대선주자들은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으론 문재인 정부 정통성과 맞물려 있다는 측면에서 김 전 지사를 마냥 옹호할 수도 없어 보인다. 친문 진영의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는 데다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선주자들이 문재인 정부와 거리두기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CBS 라디오에서 “도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걱정이 있을 것 아니냐”며 “그런 점이 (선거에서) 좀 부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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