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의자가 필요할 때 - 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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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가 필요할 때

한혜영(1954 ~  )

오랫동안

해 지는 걸 보지 못했다.

참회의 날이 턱 없이 부족했다.

오늘은 의자

계속해서 뒤로 물리면서

해 지는 것이나 보고 싶다.

 

[시평]

하루를 끝마치고 뉘엿뉘엿 서산으로 떨어지고 있는 해를 바라본다는 것은, 그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를 오래 오래 바라보며 사색에 잠긴다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 자신이 보낸 그 하루를 정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뻤던 일, 슬펐던 일, 아쉬웠던 일, 후회가 되는 일, 등, 등. 해 질녘의 시간은 그 천천히 지는 해와 함께, 하나하나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그러한 시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그간 오랫동안 지는 해를 보지 못했다고 술회한다. 그러므로 살아오면서 참회의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되뇐다. 무언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왔으므로, 그래서 지는 해도 마음 놓고 넉넉히 바라다보지 못했으므로, 그래서 하루의 지난 일을 반추해 보지도 못한 채, 그만 그날그날을 흘려보낸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의자를 놓고 앉아, 의자를 뒤로, 뒤로 물리면서 지는 해를 마냥 바라보고 싶다고 시인은 혼자 마음다짐을 한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기뻤던 일, 슬펐던 일, 아쉬웠던 일, 후회가 되는 일 등, 등, 그렇게 하루를 넉넉히 되돌아보고 싶다고 한다. 하루, 하루의 그 삶, 그 삶이 궁극적으로는 우리 삶의 모두인 것을 실은 우리 모두 모른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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