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사생활의 자유에 관한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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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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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17조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규정해 사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사생활을 보장하는 헌법상의 규정이 이 규정만 있는 것은 아니고, 제16조 주거의 자유는 사생활의 공간을 보호하고, 제19조 통신의 비밀은 격지자간의 사적 대화를 보호함으로써 사생활 전반에 걸쳐 헌법은 기본권 규정에서 보호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헌법의 기본이념을 담고 있는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도 사생활의 권리를 보호한다.

헌법이 사생활과 관련해 여러 내용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은 사적 영역의 보호가 기본권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인격의 형성과 유지, 발현 등에 있어서 국가와 제3자로부터 간섭과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사적 영역의 보호는 인격체로서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는데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은 사생활의 보호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헌법 제17조가 규정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1980년 제8차 개정헌법에서 처음으로 명문화됐다. 그 이전에는 1962년 제5차 개정헌법에 신설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로부터 사생활의 보호를 도출했었다. 그 후 1980년 개정헌법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함께 행복추구권이 도입돼,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근거를 마련했고, 이에 근거해 일반적 인격권을 도출했다.

헌법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별도로 규정함으로써 이로부터 개별적 인격권을 도출한다. 헌법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규정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하면서 사생활의 자유도 보장한다. 즉 헌법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각각 언급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과 사생활의 자유는 각각 독립된 보호범위를 갖게 된다. 헌법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언급하지만,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돼야 사생활의 비밀도 보장된다.

사생활의 자유란 개인이 사적 영역을 형성하고 사적 활동하는 것을 방해 또는 침해받지 않을 자유를 말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생활하는 것과 달리 사적 영역에서는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사생활의 자유는 어떤 사람과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고 어떤 취미를 가질 것인지 자유롭게 선택하고 활동하는 것을 보장받는 권리를 말한다.

헌법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분리해 언급한 것은 이미 형성된 사생활의 내밀한 내용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해야 할 것을 요구하지만,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사생활의 자유는 사적 영역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개인이 어떤 공간이나 어느 시간에 사적 활동을 하는지 추적당하지 않을 자유도 사생활의 자유에 속한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에는 공적 생활은 제외한다. 헌법재판소는 도로에서 자동차운전은 많은 운전자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사생활의 내밀한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의 안전띠 착용의무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생활의 자유에는 사생활을 평온하게 영위할 자유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정신적 내면생활을 침해받지 않을 자유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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