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거목’ 월주 큰스님 입적…신군부에 항거, 김수환 추기경과 사회운동
‘종교계 거목’ 월주 큰스님 입적…신군부에 항거, 김수환 추기경과 사회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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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에 따르면 월주스님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자신이 조실(祖室)로 있는 전북 김제의 금산사에서 입적했다.사진은 지난 2016년 9월 2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에서 열린 '송월주 대종사 출간 기념회' 기자간담회에서 송월주 스님이 출간 기념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조계종에 따르면 월주스님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자신이 조실(祖室)로 있는 전북 김제의 금산사에서 입적했다.사진은 지난 2016년 9월 27일 전북 김제시 금산면 금산사에서 열린 '송월주 대종사 출간 기념회' 기자간담회에서 송월주 스님이 출간 기념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조계종 종단개혁의 상징, 제17·28대 총무원장 역임

전두환 지지성명 거부…10.27 법난 때 강제 연행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목사와 종교지도자 3총사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 추진‧종교화합에도 기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불교계 개혁의 상징이자 조계종단의 큰 어른인 송월주스님이 22일 오전 9시 45분 김제 금산사 만월당에서 원적에 들었다. 세수 87세. 법랍 67세.

월주 큰스님은 최근 폐렴 등으로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주스님은 이날 새벽 금산사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시간을 보낸 뒤 세상을 떠났다. 스님의 제자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해 도영스님, 동국대 이사장인 성우스님 등이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고 전해진다. 월주스님의 빈소는 금산사에 마련됐으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26일 오전 10시 종단장으로 엄수된다.

월주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조계종단의 큰 어른이다. 김수환(1922~2009) 추기경, 강원룡(1917~2006) 목사와 함께 종교지도자 삼총사로 불리며 시민사회 운동과 종교계 화합에도 힘썼다.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사회적 쓴소리도 마다치 않았다.

월주스님은 193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1951년 법주사에서 금오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1961년 금산사 주지에 임명되면서 만 26세로 최연소 본사 주지가 됐으며 20년 후인 1980년에는 조계종 17대 총무원장을 지냈다. 당시 광주사태가 터지고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할 때, 월주스님은 ‘전두환 장군을 대통령으로 추대합니다’는 내용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놓으라는 정권의 요구에 불응했다. 기독교를 포함한 거의 모든 단체가 언론에 지지성명서를 낼 때 유일하게 불교만 거부한 사건이었다.

또 스님은 5.18 민주화 운동이 전개되는 광주를 방문해 부상당한 시민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봉행했다. 이는 전두환 정권에 밉보이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신군부는 불교개혁을 명목으로 무장군인을 동원해 전국의 사찰 및 암자 등을 수색하고 조계종의 스님들을 대거 검거, 각종 심각한 폭행과 고문을 가하는 ‘10.27법난’을 일으켰다. 이때 월주스님도 강제 연행돼 23일간 조사를 받다 결국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러던 1994년 월주스님은 다시 한번 종단의 개혁 책무를 맡게 된다. 28대 총무원장에 최초 도입한 대중선거로 선출된 것이다. 현대불교에 따르면 스님은 종단과 정권간 부당한 유착관계를 끊어내고 올바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종단 운영체계를 다지고 승가교육의 기본틀을 정비했으며 제도 개혁을 토대로 한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성과들은 종단 발전의 기틀이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무원장에서 물러난 이후 월주스님은 수년간 미국, 유럽, 중미, 동남아 등을 돌면서 안목을 넓혔는데 이후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불교계 책무로 세우고 고 김수환 추기경 등과 함께 사회적 나눔 운동에 적극 뛰어들었다.

생전에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찾은 월주스님. (제공: 인추협)
생전에 사랑의일기 연수원을 찾은 월주스님. (제공: 인추협)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1989년), 불교인귄위원회 공동대표(1990∼1995), 지역감정해소국민운동본부,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 민주화에 기여한 여러 단체에서 공동대표나 이사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정부 지원이 없던 1992년 10월 나눔의 집을 설립해 30여년 동안 무보수로 일하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는 데 힘썼다. 특히 2006년까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받아 북한을 10여차례 직접 방문해 민간 차원의 남북관계 개선에도 관심을 쏟았다.

이와 같은 월주스님의 나눔과 화합 운동은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모란장 수훈, 만해대상, 대원상, 조계종 포교대상 등으로 결실을 봤다.

월주스님은 입적하기 전 “하늘과 땅이 본래 크게 비어있으니/일체가 또한 부처이구나./오직 내가 살아왔던 모든 생애가/바로 임종게가 아닌가./할! (天地本太空, 一切亦如來, 唯我全生涯, 卽是臨終偈, 喝!)”이라는 임종게를 남겼다. 임종게는 고승들이 입적할 때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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