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보도서도 軍식량난 간접확인

(서울=연합뉴스)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군인들까지 배고픔 때문에 탈영하거나 민가에서 감자 등을 훔쳐먹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최근 발간한 '오늘의 북한소식'(411호)에 따르면 군부대 식량 부족으로 신병훈련소에서 탈영병이 속출하거나 탈영병이 강도짓을 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황해북도 서흥군에 있는 4·25훈련소에서는 지난 겨울부터 최근까지 풀뿌리와 산나물을 섞어 '풀밥'을 지어먹던 훈련병 일부가 탈영해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영사례가 증가하자 당국이 교양사업을 강화하고 탈영병에 대해서는 "복귀할 경우 기회를 주겠다" "복귀를 거부하는 탈영병은 탄광 등에 배치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상황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중순에는 황해북도 평산군 평산읍에서 탈영병이 농가에서 감자 등을 훔쳐먹다 저항하던 농민 부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고 또다른 부대에서는 영양상태가 심각한 훈련병 20여 명이 귀가조치되기도 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개성시에 주둔하는 2군단의 경우 1인당 하루 정량인 700g대신 300~400g정도의 식량만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무 중인 군인이 농가에서 감자 등을 훔쳐먹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군부대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군인을 경계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체는 "평안북도 의주군의 경우 군인수가 주민 수보다 많은데 군인들이 감자를 파먹는 사례가 많다. 150평의 토지에 심은 감자를 몽땅 훔쳐간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군부대의 식량난은 일부 관영매체의 보도에서도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은 평양시민 10만여 명이 이날 김일성광장에 모여 '이명박 패당의 죄행을 단죄·규탄하는 군민대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여기에 참석한 한 농장관리위원장은 "우리 농업근로자들은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농업전사들처럼 한 손에는 총을 다른 한 손에는 낫을 들고 올해 농업생산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겠다"며 "우리 군대에 더 많은 군량미를 보내주기 위한 투쟁에 한몸 바쳐 나가겠다"고 말해 사실상 군부대 식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또다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군량미 보내주기 위한 투쟁' 등의 내용을 삭제·편집해 내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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