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6) 고려청자 투각 용봉 앵무새 영기문 자발이 진짜 천하제일!
[천지일보-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6) 고려청자 투각 용봉 앵무새 영기문 자발이 진짜 천하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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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벽화를 해독하기 시작해 지금은 세계의 문화를 새롭게 밝혀나가고 있다.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력을 통해 풀어내는 독창적인 조형언어의 세계를 천지일보가 단독 연재한다.

네 군데 영기창에 무량한 보주 가득 차

4만여개의 보주 양각, 정교한 금속기법

고려청자라는 그릇 자체가 거대한 보주

 

식물모양 영기문과 봉황(도 1-1), 개인 소장. 높이 7.9cm / 식물모양 영기문과 용과 봉황(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식물모양 영기문과 봉황(도 1-1), 개인 소장. 높이 7.9cm / 식물모양 영기문과 용과 봉황(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고려백자나 고려청자 외부 전체를 투각 영기문으로 감싼 경우는 처음 보는 것이라 모두가 당황할 것이다. 더구나 어느 나라에도 그런 작품이 없어서 위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외면 표면 전체를 영기문을 투각하여 감싼 고려청자는 필자가 본 것이 10여점 되는데 학계는 말이 없다.

그러나 투각한 영기문은 필자 외에는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기문을 모두 아무 뜻 없는 당초문 혹은 덩굴문양이라 부르며, 게다가 영기문에서 자발이란 형태의 그릇이 화생한다고 생각하는 학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제 투각 영기문 외에 금제도 있다. 어느 경우든 궁실에서 사용한 고려청자이리라. 게다가 용이나 봉황의 본질은 보주에 있는데 용과 봉황의 본질도 드러낸 것은 필자가 최초이고, 더구나 보주와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 ‘천하제일 고려청자’가 출현해도 설명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전체 문양 보기(도 1-3). 입지름 17.2cm / 식물모양 영기문과 용(도 1-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천지일보 2021.7.19
전체 문양 보기(도 1-3). 입지름 17.2cm / 식물모양 영기문과 용(도 1-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천지일보 2021.7.19

그러던 차에 최근 고려청자 외면 전면 바탕에 금제 투각 영기문을 상하 이중으로 투각하고, 영기창을 네 군데 열고 우주에 충만한 보주를 작은 점으로 돌출시키고 있는데 지름이 6㎝에 불과한 영기창 안에 무려 1만개의 보주들이 양각되어서 그 정교한 금속 기법에 놀랐다(도 1-1, 1-2, 1-3, 1-4). 그런데 이런 문양을 일본의 학계가 어자문(魚子文)이라 부르며 물고기 알이라 알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도 2-1, 2-2).

 

영기창의 봉황(도 2-1). 지름 6cm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영기창의 봉황(도 2-1). 지름 6cm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영기창의 용(도 2-2). 지름 6cm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영기창의 용(도 2-2). 지름 6cm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그런 기법의 보주 표현에서 화생하는 용과 봉황을 나타낸 것으로 지금까지 보아온 영기문 투각 자발 가운데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 소스라치게 놀랐다. 참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천하제일 고려청자라 일컬을 만한 작품이 마침내 세상에 출현한 것이다. 그 모든 헤아릴 수 없는 보주를 채색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도 3-1, 3-2).

 

외부의 채색분석(도 3-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외부의 채색분석(도 3-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부분 확대(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부분 확대(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그런데 안을 살펴보니 앵무새가 음각되어 있지 않은가(도 4-1). 앞서 앵무새가 감히 용과 봉황과 어깨를 겨룬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앵무새가 안방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외면은 순금으로 장엄하여 용과 봉황과 식물모양 영기문을 표현하여 화려하지만, 안에는 보일 듯 말 듯 한 얕고 가는 순환하는 음각의 세 앵무새를 보는 순간, 안의 앵무새가 더욱 돋보여 뜻밖이었다(도 4-2).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앵무새와 용과 봉황이 실제로 동격으로 함께 표현된 작품을 처음 보았다. 이 이상 더 훌륭한 고려자기는 앞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내부의 음각 앵무새(도 4-1). 내부 음각 앵무새 채색분석(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내부의 음각 앵무새(도 4-1). 내부 음각 앵무새 채색분석(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그러면 그 세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그 붕긋붕긋한 형태는 우주를 온전히 보여주는 영기창이다. 네 개의 영기창이 있는데 그 우주에 점 같은 보주들이 빼곡하며 두 봉황이 한 쌍을 이루어 순환하고 있으며, 다른 영기창에는 한 용만 표현하고 있다. 두 용을 표현하면 너무 번잡해서다.

두 가지 조형이 엇갈려서 배치되어 네 군데에 배치된 셈이다. 그 배경으로 식물모양 영기문이 있으나 네 영기창 밑으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식물모양 영기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맨 밑부분에 갖가지 보주들을 밀집시킴(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맨 밑부분에 갖가지 보주들을 밀집시킴(도 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영기창 사이로 표현된 영기문을 살펴보니 연이은 영기문이 위아래로 나란히 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위에 영기창이 열리어 세계가 용과 봉황 그리고 무량한 보주의 신비로운 우주의 세계를 보여준다. 우주에 가득 찬 무량한 보주는 세다가 말았다. 어리석은 일이다. 무량한 보주를 세다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영기창 안에는 네 개의 작은 이태극(二太極, 三太極에 상대한 용어로 필자가 만든 것이다)문양이 있는데 이것은 좁쌀 같은 극미(極微)의 보주를 크게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갖가지 영기문을 가득히 집중시켜 놓고, 용과 봉황이 화생하는 신비로운 세계를 찬란한 금빛으로 나타내고 있다. 저 고구려 벽화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앞 두 다리와 뒤 두 다리는 모두 파란색으로 채색한 영기문에서 화생하고 있다. 앞의 왼 다리의 발로 보주를 움켜쥐고 있고 그 보주에서 두 갈래 영기문이 발산하고 있다. 장엄한 용의 영기화생이고 용으로부터 생겨나는 보주의 화생이다.

이제 이 고려자기가 우주를 나타내고 있음을 이야기할 때가 왔다. 이 작품 외부의 순금으로 장엄하고 화려하게 나타낸 투각 영기문도 중요하거니와 무엇보다 붕긋붕긋한 영기창이 중요하다. 영기창에는 무량한 보주가 빽빽하게 가득 차 있고 용과 봉황이 화생하며 다시금 용과 봉황의 입과 손에서 만물을 생성케 하는 영기문과 보주가 생겨나고 있다.

 

도 1-1의 금제 투각 영기문을 벗기면 이런 평범한 고려청자가 된다. 내부에 도 4-1, 도 4-2의 음각 앵무새가 있고, 몸체의 둥근 곡선도 똑같다(도 6),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도 1-1의 금제 투각 영기문을 벗기면 이런 평범한 고려청자가 된다. 내부에 도 4-1, 도 4-2의 음각 앵무새가 있고, 몸체의 둥근 곡선도 똑같다(도 6),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천지일보 2021.7.19

여러분, 이 외부의 갖가지 영기문의 세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고려청자 자발의 본질이다. 다시 말하면 고려청자의 본질을 이렇게 자발 외부에 표현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도자기의 세계를 이처럼 장엄하게 표현한 것은 이 작품이 유일하므로 이것이야말로 ‘천하제일’이라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랴.

이렇게 해서 생겨난 고려청자라는 그릇이 거대한 보주가 되는 광경이다. 그릇이 보주라고 하면 처음 듣는 말이라 고개를 갸우뚱하리라. 보라! 자발이든 항아리이든 접시든 모든 모양의 그릇들이 보주라고 하는 것을 증명해 가는 것이 이 연재의 내용이다. 인내하면서 끝까지 글을 읽어가노라면 마침내 도자기의 본질이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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