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의 빛 박종도 대표이사가 <한국철학사전>을 발간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동방의 빛 박종도 대표이사  인터뷰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종교는 한국철학을 설명할 때 빼 놓을수 없다. 종교는 그 시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는 근원적 이해의 통로가 되어 왔다. 또한 삶을 이끄는 원리이자 궁극적인 표준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위의 근본 지표가 되는 심원한 철학이기도 하다. 한국철학은 원시종교 형태에서부터 유불선의 모든 종파와 사상과 철학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유불선이 인도나 중국 등에서는 퇴색되고 있고 이를 추구하는 것 또한 미약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본래의 원형과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왔다. 이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토양이 모든 종파와 철학적 사조를 폭넓게 수용하면서 계승ㆍ발전시킬 정도로 우수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 민족종교 ‘태극도’ 서울지부장이자, 겨레얼살리기 국민운동본부 박종도 이사가 한국철학과 종교와의 관계를 설명한 말이다.

도서출판 ‘동방의 빛’ 대표이사이기도한 박종도 지부장은 최근 한국 최초의 철학사전인 <한국철학사전>을 발간했다. 철학사전 발간은 정부나 대학에서 해야할 일인 것 같은데 왜 그가 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 만나봤다.

◆“참 행복은 함께하는 것”

박종도 지부장은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모든 것을 책에서 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익한 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출판업에 뛰어들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박 지부장은 책을 만드는 원칙이 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해도 인륜이나 도덕을 벗어난 내용의 책은 절대로 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좋아하는 책의 소재는 종교 문화 역사 민족 애국 등이다. 즉 인간의 심성을 맑게 하고 인생 근원의 문제를 찾아가며 민족의 얼을 살리는 내용들이다.

박 지부장은 현대 우리 사회의 가치기준은 오직 돈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물질로만 세상과 사람을 움직이는 사회, 스펙과 실력이라는 기준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무능함으로 치부되는 이러한 사회현상은 정신문화의 빈곤과 종교가 상징하는 가치들이 결핍돼 있음을 말해주는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세기는 세계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물질문명이 급속하게 발전해왔다. 국가 간에는 과학 정치 경제 문화의 발달로 인해 힘의 분배가 바뀌고 사회적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기술의 혁신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생활이 달라졌으며 남녀의 위상도 크게 변했다.

박 지부장은 “돌이켜보면 마음이 바뀌는 속도보다 물질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랐고, 그보다도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더 빨랐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와 더불어 인류사회는 전쟁 기아 질병 범죄 등 많은 문제점을 낳는 부조화로 사람들의 가치관 마저 혼란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여기에 종교 또한 방향 감각을 잃고 종교 간의 갈등, 세속적 탐욕에 편승, 종교권력화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참 행복은 ‘함께함’이라고 정의했다. 함께하지 않는 행복은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선조들이 더불어 사는 일을 삶의 철학으로 물려주심도 남을 위한 일이 곧 내게 다시 복으로 되돌아오는 일임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종교 또한 관념이 아니며 실천이다. 매 순간 깨어 있어 이웃과 함께 나눔을 다할 때 전체가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우리의 정신이 바르게 서고, 종교인 역시 창도자의 근본마음으로 다가가 경전의 틀에서 벗어 실천으로 옮길 때 세상은 살 만한 곳으로 환원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박종도 대표가 지난해 12월 ‘(사)아·태 마케팅 포럼’의 송년의 밤 행사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 철학 알리려 출간

박 지부장에게 철학사전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난 2008년 서울에서 세계철학대회가 열렸는데 그동안 세계철학대회에서는 동양철학과 관련된 정식 분과가 없었으나, 서울대회에서처음으로 불교철학, 유교철학, 도교철학 등 동양철학을 정식분과(section)로 편성했다”면서 “이 세계철학대회를 보면서 출판인으로서 우리의 철학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철학은 우주 삼라만상의 궁극적인 융합과 통합의 우주철학이자 참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동도서기(東道西器)의 물질문명 속에 서구 사람들은 한국이 중국의 문화 위성국이며, 우리의 문화는 일본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우(愚)를 범했다”며 “이는 스스로 우리의 정신과 철학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찬란한 문화와 훌륭한 철학을 물려주신 선조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한국철학을 밝혀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철학사전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의 한국철학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했다. 그는 한국의 철학은 우주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한국인은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에 관한 문제를 인생의 근본적인 원리에 관한 문제로 인식했으며 그래서 우주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과 만물이 그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생멸(生滅)하는가를 철학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철학은 근본적이고 종합적이고 포괄적이라는 게 박 지부장의 평가다. 그는 “5천 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지금도 ‘국민교육헌장’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건국이념은 단순히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이는 우주 삼라만상의 궁극적인 융합과 통합의 우주철학이자 참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철학사전>의 내용에 대해 박 지부장은 “민간신앙 민족종교 불교 유교 실학 도교 기독교를 망라해 고대로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 민족의 사상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인물들과, 한국인의 심성에 깊이 내재돼 생각의 원천이 된 핵심용어의 개념, 역사 속에서 각 분야별 심대한 영향을 끼친 저술들을 정리했다”며 “‘겨레의 얼을 잘 계승하고 있는가, 혹은 중국ㆍ인도ㆍ일본이나 서양의 철학과 분명히 구분되는 독창성, 혹은 ‘차이’가 있는가’ 등의 여섯 가지 기준을 갖고 용어편ㆍ인물편ㆍ저술편으로 범주를 나눠 항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지부장은 철학사전을 만들면서 수천 년간 도도하게 흘러 온 한국철학의 넓고도 깊은 세계를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사전으로서의 역할에는 미흡한 줄 안다는 그는 “차후 2‧3차에 걸친 증보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보충하기로 철학사전편찬위원들의 의견을 모았다”며“이 사전은 이로써 초벌 완성된 셈이나 지속적으로 보충하고 다듬어 증판해 나감으로써 더욱 알차고 완벽한 철학사전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말했다.

덧붙여 “이 사전은 곧 일본에서도 출간돼 일본인이 한국철학을 이해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며 차후 영문판으로도 출간해 세계에 우리의 철학을 알리는 전령사 구실도 할 것”이라며 “본 사전의 간행으로 한국철학의 정체성을 모색하고 화합하면서 상생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국사상 정체성 정립

서양문화가 이 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수십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 사이에 우리의 생활과 정신은 서양의 과학기술과 사상에 압도될 정도로 서구화됐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서양철학의 영향력은 수천 년간 이어온 우리의 전통철학에 비해 크고 강하다”면서 자라나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제도권에서 서양의 학문을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기 때문에 서양철학에 대해서는 서양사람 이상으로 잘 알고 있지만 한국철학에 대해서는 낯설고 생소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우리 것에 대한 소홀함과 홀대함이 문화‧철학‧학문을 넘어서 민족의 정신적인 뿌리인혼‧얼‧정기마저 잃고 사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이제는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과 문화, 철학 그리고 역사를 근본적이고 주체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성장의 시대를 넘어 성숙의 21세기를 맞이해 한국의 위대한 문화와 철학을 자각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학사전>을 시작으로 한국철학에 대한 사랑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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