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천지일보 2021.1.5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천지일보 2021.1.5

시중금리 상승·주식열풍 한몫

올 상반기 역대급 성과 전망

4차 대유행에 시장 불안 커져

7~8월 중간배당 여부 결정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4대 금융지주사의 중간·분기배당 논의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지난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들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지주가 1분기 실적 발표가 있던 당시 중간배당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20% 권고를 따르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신한금융은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이 가능토록 했고,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설립 이래 처음으로 중간배당 실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같이 4대 금융지주의 사상 첫 동시 중간배당 가능성이 커졌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1일, KB금융과 하나금융은 22일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신한금융은 27일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4대 금융지주들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고, 주식 열풍으로 계열 증권사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수수료 수익도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예측치 기준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3조 3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 기준 최대치다.

금융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19%(1885억원) 늘어난 1조 18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상반기 총 순익은 2조 46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4%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 이익 달성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1조 9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25억원(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순익 전망치도 2조 3131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전망치가 맞을 경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보다 23.9%(1637억원) 증가한 8618억원의 순이익을, 우리금융은 206.5% 급증한 6628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2163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부실을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고,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익여력이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2분기 금융지주마다 대손충당금을 대폭 적립하면서 2분기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 지주사에 환입되는 순이익 규모도 더 늘어났다. 또 저원가성 수신액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조달 비용 또한 줄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평균 NIM은 1.42%로 지난해 말보다 0.06%p 확대됐다. 2분기 역시 1분기보다 올라 1.37~1.58%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금융지주들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위해 이미 주주명부를 폐쇄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정관상 주주명부를 폐쇄하지 않고도 이사회 결의를 통하면 중간배당이 가능하다.

KB금융은 실적발표 당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규모와 액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실적발표후 배당 여부를 발표한다. 중간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을 이달 말일로 잡은 우리금융은 8월께 중간배당을 결의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금융지주들의 배당성향이 2019년 수준이거나 그 이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 전체 금융지주들의 배당성향은 26%였다. 2020년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20%로 제한됐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금융지주 주가가 주춤하면서 중간배당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넘게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수도권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를 시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했던 ‘자본관리 권고’와 행정지도를 지난달 말 종료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 위축이 우려되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신에 대한 관리와 건전성 확보가 중요해졌다.

금융위는 배당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실물경제 개선 추이, 금융시장의 안정성, 은행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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