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半年… 민주화는 아직 진행중
‘재스민 혁명’ 半年… 민주화는 아직 진행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ㆍ북아프리카 휩쓴 시민혁명 물결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튀니지에서 발원해 주변 중동ㆍ북아프리카 지역으로 번진 일명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지 이달 14일로 만 6개월이 됐다.

지난 1월 14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반정부ㆍ민주화 시민혁명의 물결은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 중동ㆍ북아프리카 모든 국가로 번지게 됐다.

또 이제는 동남아시아에까지 재스민 혁명의 영향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튀니지, 혁명 완성은 ‘아직’

튀니지에서 시위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2월 중부 소도시의 대졸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26)가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분신자살을 하면서부터다.

청과물 노점상을 하던 부아지지는 경찰 단속으로 생계마저 막막해지자 분신자살로 항의했다. 높은 실업률과 장기 독재정권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은 이 일을 계기로 거리로 뛰쳐나오게 되고, 결국 지난 1월 14일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그의 23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게 됐다.

국민들이 시위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 것은 아랍 국가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튀니지를 대표하는 꽃인 재스민을 따서 ‘재스민 혁명’이라고 부르게 된 이 시민혁명은 주변국은 물론 멀리 중국과 동남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그러나 튀니지는 여전히 내각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는 등 정국이 불안하다. 튀니지 과도정부는 애초 7월 제헌의회 선거를 치르기로 했으나 선거 준비에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10월로 연기했다. 10월 선거를 통해 제헌의회를 구성하면 새 헌법을 제정한 뒤 이 헌법에 따라 새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집트, 개혁 열망 높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곧바로 이웃 국가인 이집트로 번져 시민혁명이 일어난 지 18일 만인 지난 2월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났다.

30년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한 후 권력을 장악한 군부는 다양한 유화책을 내놓으며 민심 끌어안기에 집중해 왔으나 시위대는 군부에 불만을 품고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최근에도 계속 벌이고 있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당초 오는 9월로 예정됐던 총선을 10~11월로 연기해 시민들의 반발을 샀고, 시민들을 학살한 경찰과 각료에 대한 심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위가 일상적인 풍경이 되다시피 했다.

지난달 28~29일 타흐리르 광장에 5000여 명이 모여 군사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가 보안군과 충돌해 1000여 명이 다치는가 하면, 이달 8일에는 수만 명이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해 천막을 치고 현재까지도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집트 정국은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개혁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높은 반면 새로운 질서는 잡히지 않고 있다.

◆리비아, 카다피 여전히 건재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잇달아 독재정권이 무너졌을 때만 해도 ‘재스민 혁명’의 후폭풍이 중동의 다른 국가들까지 집어삼킬 듯한 기세였지만 아직 리비아, 시리아, 예멘에서는 사태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42년째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서방의 군사작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15일 러시아신문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 특사로 리비아를 방문한 미하일 마르겔로프는 “리비아 총리는 만일 반군이 트리폴리를 장악하게 되면 미사일로 시내를 뒤덮게 한 뒤 도시를 폭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카다피 정부가 한 달 내 연료 부족사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마르겔로프 특사는 “카다피 친위부대가 아직 지대지 미사일을 단 한 발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충분한 양의 미사일과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다피는 “항복은 없으며 순교의 준비가 됐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리아ㆍ예멘, 시위 강경 진압

시리아 역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각지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이어져 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보안군의 강경진압으로 민간인 1400여 명이 숨지고 1만 2000여 명이 붙잡혀간 것으로 추정된다.

넉 달째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시리아 시위대는 이제 총파업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시위 조직을 돕고 있는 오마르 이딜비 지역조정위원회(LCC) 대변인은 “총파업의 목적은 인명손실을 피하는 방법으로 시위에 동참할 것을 주민들에게 촉구하는 것”이라며 “또 다른 목적은 경제적으로 현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3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대통령궁 안에서 폭탄공격을 받고 크게 다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살레 대통령의 장남인 아흐메드가 예멘 최정예 군조직 공화국수비대를 지휘하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야권과 시위대의 권력 이양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아시아發 재스민 열풍 불까

1957년 독립 이후 국민전선(BN)이 54년간 장기집권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도 지난 9일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선거법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재스민 혁명’ 바람이 동남아시아에도 상륙할지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도심을 마비시킬 규모의 대규모 집회는 거의 일어난 적 없던 말레이시아에서 시민 추산 5만 명이 모여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인 시위를 벌였고, 정부는 대규모 경찰을 동원해 최루탄과 물대포, 헬기를 동원한 물폭탄으로 시위를 원천 봉쇄했다.

중국은 재스민 혁명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2월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도 재스민 혁명을 일으키자”는 반정부 시위를 촉구하는 글이 확산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인터넷 감시를 강화하는 등 급히 진화에 나섰다. 만약 중국에 재스민 혁명 열풍이 분다면 단순히 중국내 민주화 바람으로만 그치지 않고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지대한 관심을 모았으나 아직 아시아권에서는 별다른 조짐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재스민 혁명’이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등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다시 주목을 받아 왔다.

지난 11일에는 스코틀랜드의 유력 일간지 ‘헤럴드 스코틀랜드(Herald Scoltland)’의 일요일판인 ‘선데이 헤럴드(Sunday Herald)’가 “5.18민주항쟁이 최근 아랍국가에 불고 있는 재스민 혁명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민욱 2011-07-16 19:36:51
5.18 이나 6.10 당시는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해외에 대한민국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폭도들이라고 국민들 세뇌시켰지...
거기에 앞장섰던 어용 언론들은 지금도 민족 언론이라고 지껄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