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이슬람교도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이슬람사원에서 금요일 기도를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지난달 28일 이슬람교도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이슬람사원에서 금요일 기도를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세계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평소와 다름없이 ‘금요 합동예배’에 참석하는 인파로 전국 이슬람사원(모스크)이 북적거려 우려를 낳았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요일인 전날 정오께 75만여개의 전국 모스크에는 ‘금요 합동 예배’에 참석하는 이슬람 신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무슬림은 하루에 5번 기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슬림 남성은 금요일 점심 모스크에서 열리는 합동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의무다.

합동 예배에 참석하면 기도용 매트를 다수가 공유하고, 악수하거나 가깝게 모여 기도하기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크다.

2억 7000만명의 인구 중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집에서 기도하라”고 정부가 권고했지만, 대다수 신자는 “종교 의무를 건너뛰고 싶지 않다” “신이 나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거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3일부터 20일까지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과 발리섬에 비상 사회활동 제한조치를 발령하면서 필수업종 외 100% 재택근무와 외식금지, 쇼핑몰 휴업, 예배 시설 폐쇄를 명령했다.

하지만 예배 시설 폐쇄에 반발이 제기되자 예배 시설 문은 계속 열되, 신자들더러 모이지 말고 집에서 기도하라고 규정했다.

문이 열려 있기에 여전히 금요일 정오가 되면 신자들은 모스크로 향했지만, 경찰은 이를 단속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상당수 신자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띄워서 기도 매트를 깔기는 했지만, 마스크를 턱에 걸친 어른들이나 아예 마스크를 안 쓴 아이들이 목격됐다.

대다수 이슬람 단체들은 집단감염을 우려해 “집에서 기도하라”고 권고하지만,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종교 의무를 준수하라”고 발언해 신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보건 당국은 다음 주 20일 이슬람 양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가 다가옴에 따라 감염자 폭증세가 더 심해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르바란)’ 연휴를 5월 중순에 보낸 뒤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코로나19 폭증세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종교부는 전날 회람을 통해 이드 알 아드하에 귀향하지 말 것과 모이지 말 것, 도축을 군중이 모이지 않은 상태로 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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