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고유의 민요 ‘아리랑’이 수난을 받고 있다. 우리의 것임에도 온전한 우리의 것으로 만들려면 넘어야 할 고개가 너무도 많다.

최근 중국이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아리랑’을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것과 관련해 한민족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가 14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 방송 매체와 인터뷰하던 도중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일민일보 기자가 인터뷰하는 김 상임이사를 향해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김 상임이사의 말에 따르면 한국에 주재하는 듯한 인민일보 기자가 “힘도 없는 나라가 어떻게 아리랑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하느냐. 작은 나라에서 올려봐야 효과가 없다. 대국인 우리가 뭘 해도 세계적”이라는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문제의 기자는 “한국이 약하니까 미국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조선족 동포의 문화를 세계에 알려주는 것이 당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등의 말로 한국을 비하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은 것은 뭐든지 탐내는 그들이나 우리 민족의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우리 정부나 한심한 것은 매한가지다. 물론 무조건 빼앗으려 들며 우기는 데는 장사 없다지만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해외로 반출되거나 약탈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환수운동 또한 정부보다는 민간단체의 노력이 컸던 터라 이번 ‘아리랑’ 문제 또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물에 물 탄 듯 어영부영하다가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책상 앞에 앉아 국민의 소리를 듣겠노라고, 우리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노라고 귀만 열고, 입만 열어 그 순간만 위기를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의 찬란한 유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눈도, 귀도, 입도 세계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거기에 더해 간절함을 담아 발로 뛰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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