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독일 코르델역이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출처: 뉴시스)
15일(현지시간) 독일 코르델역이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약 70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독일에서 발생했으나 벨기에에서도 최소 11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실종됐으며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도 피해를 입었다.

16일에는 더 많은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라인란트팔레타주 아흐르바일레르에서는 1300여명이 실종됐다고 당국이 밝혔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100년 동안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해 불행하게도 일부 건물 구조물들이 붕괴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프리드리히 대변인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라인란트팔레티나주, 자르란드주 등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주들에서는 24시간 동안 100~150㎜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 지역의 한 달간의 강수량과 같다. 쾰른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24시간 만에 154㎜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7월 월평균 강수량(87㎜)의 2배에 달한 수준이다.

지방 관리들은 이번 폭우의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탓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총리인 아르민 라셰트는 이번 폭우가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사건들에 계속 직면할 것이고 이는 우리가 기후 보호 조치를 가속화해야 함을 의미한다”며 “기후 변화가 한 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이번 홍수는 재앙이라며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제 생각은 여러분과 함께 하며 연방, 지역 및 공동체의 모든 정부 기관들이 생명을 구하고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일을 함께 할 것임을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고립된 주민들을 돕기 위해 경찰 헬리콥터와 수백명의 군인들이 피해 지역에 배치됐다. 수십명의 주민들은 지붕 위에서 구조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독일 방송 SWR에 따르면 비상사태가 선포된 아이펠 산간 지역에서는 약 25채의 가옥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일부 주택은 가는 길이 완전히 끊겨 더 이상 보트로 접근할 수도 없게 됐다.

지역 교사 오르트루드 마이어(36)는 AFP통신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 시아버지는 거의 80세이신데도 이런 재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벨기에 베르비에시의 한 거리에서는 차들이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장면이 포착돼 SNS에 오르기도 했다.

브뤼셀과 앤드워프에 이어 벨기에 3대 도시인 리에주에서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당국은 당장에 대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도록 권고하고 있다.

도시를 흐르는 뫼즈강은 이미 범람하기 직전인데도 계속되는 폭우로 약 1.5m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또한 이 지역의 댐 다리가 붕괴될 것을 우려하며 사람들에게 서로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상자는 없었으나 뫼즈 강변의 마을에 사는 수천명의 주민들과 마스트리흐트의 주민 1만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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