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신창원 기자] 북한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15일 인천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밭에서 주민들이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최근 노동신문에서는 비가 적게 내린 지역에서 밀과 보리잎이 이미 마르고 있다며 농민들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정부는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강조하며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천지일보 2019.5.15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북한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15일 인천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밭에서 주민들이 농사 준비를 하고 있다.최근 노동신문에서는 비가 적게 내린 지역에서 밀과 보리잎이 이미 마르고 있다며 농민들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정부는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을 강조하며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DB

FAO “부족분 86만t 추산”

“충당 못하면 혹독한 어려움”

전문가 “北, 조만간 요청 가능성”

“지원 없으면 굶어죽는 사람 생길 수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유엔이 북한을 또다시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식량부족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태풍 피해와 대북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삼중고 속 최악의 식량난에 처해 있다는 분석인데, 북한이 언제, 어떻게 국제사회에 식량 지원을 요청해 올지 주목된다.

◆FAO "북한, 식량부족국 재지정"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 나라에 포함시켰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국가’로 분류하며, 대다수 인구가 낮은 수준의 식량 섭취로 고통 받고 있으며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여파 등 경제적 제약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 사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약 86만t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 부족분이 수입이나 식량원조 등으로 적절하게 채워지지 않으면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혹독하게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북한은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6월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식량난을 처음으로 공식 시인한 바 있다.

북한 식량난 (CG)[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북한 식량난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北식량난, 올해 최악일 듯”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식량난을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식량 상황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나쁜 한 해가 될 것 같다”면서 “일단은 작년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이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조만간 중국의 도움이나 국제기구 등 국제 사회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며 “봉쇄 조치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만큼, 북한 당국이 빨리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부분적으로 굶어 죽는 주민이 생겨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와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의 배급제도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사실상 붕괴됐다.

현재 배급을 타는 사람들은 당 간부나 보위부, 안전원 같은 힘 있는 사람들이다. 일반 주민들 대부분은 개인장사를 하거나 각자 돈을 벌어 장마당에서 쌀과 옥수수를 사먹는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1월 북중 국경 봉쇄 이래 17개월 넘게 중국에서 물자 반입이 끊긴데다 지난해 5월부터는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접경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대북 지원 쌀. (출처: 연합뉴스)
2007년 대북 지원 쌀.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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