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청와대 회동에서 당 지도부는 당청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드러났다. 현 정권은 성공해야 하지만 당청관계의 주도권은 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13일 홍준표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대통령의 성과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정책 사안에 대해서는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과 대우해양조선을 대기업에 매각하지 말고 국민공모주 형태로 하자는 것이나, 외국 특사에 당 최고위원을 보내달라고 건의한 게 그것이다. 당청관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선거에 대해서는 더욱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총선과 대선에서 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공천과 경선 등 일련의 선거과정에서 당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동에서 또 눈길을 끄는 것은 내각 인선에 대한 부분이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언론에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당내 부정적 의견이 많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그동안의 당청관계를 볼 때 남 최고위원이 임명 당사자인 대통령에게 장관 내정자에 대한 재고를 직접 건의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이 대통령도 “최종 결정 전에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와 상의해 처리하겠다”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홍 대표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므로 잘할 것으로 신뢰한다. 걱정하는 의견은 기우라고 본다”며 홍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이는 최근 당직 인선 등 당 운영과 관련해 홍 대표가 받고 있는 당내 견제와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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