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일일 확진자가 1000명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한달새 10배로 늘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변이 중에서 우세종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가뭄으로 인해 시민들의 발을 묶는 4단계 거리두기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의료현장에는 주사기, 진단키트, 선별진료소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여기에 백신 물량 부족으로 인한 불만은 전 세대로 확산되고 있다. 10대는 수능시험을 치르는 고3을 제외하고는 접종대상에서 빠졌고, 20대는 물량부족으로 접종대상도 아닌데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 보니 무증상 감염 우려자로 낙인찍힌 상태다. 30대는 미국 지원으로 들여온 얀센 백신 100만 회분을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일부만 접종했다. 40대와 50대 초반도 아직 대상이 아니고, 55~59세는 모더나 백신 사전 예약 신청 첫날 선착순 안내가 사전에 되지 않아 대부분 신청조차 못했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일정은 백신 수급 일정에 따라 안내하겠다는 입장일 뿐 정확한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4단계를 “짧고 굵게” (2주 만에) 끝내고 백신접종 확대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는 그저 희망사항으로 보인다. 짧고 굵게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인 백신의 물량 확보 자체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백신 교차접종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 현 상황은 방역당국이 6월 초순 전후 나타난 델타 변이 확산 조짐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결국 4차 대유행도 정부의 안일한 방역 대책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라 참고 있는 국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라 있다. 지난해 빠르게 백신을 선점해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했다면 현재와 같은 초고강도 방역조치로 인한 국민 고통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간 정부는 백신의 물량 확보와 접종률에 자신감을 비쳐왔다. 결론은 물량부족으로 4차 대유행을 초래했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짧고 굵게’는 그저 대통령의 희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확진자가 줄면 정부 덕으로 돌리고, 확진자가 늘면 ‘시민의식’ 탓을 하는 대통령과 방역당국의 행보를 언제까지 참아야만 하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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