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내달 치러질 주파수 경매를 놓고 KT와 SK텔레콤 간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KT의 한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와 관련해 본지 기자의 질문에 “1.8㎓, 800㎒ 중 선호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현재 2G 용도로 쓰고 있는 1.8㎓ 대역은 2G 종료 이후 LTE서비스로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에 대한 할당 공고를 게재했으며 이달 28일까지 참여 신청서를 받는다고 공지했다.

이번 경매에 매물로 나오는 주파수 대역은 2.1㎓(20㎒ 폭), 1.8㎓(20㎒ 폭), 800㎒(10㎒ 폭) 총 3종류다.

하지만 이 중 2.1㎓ 주파수 경매는 사실상 LG유플러스 단독 참여가 유력시되면서 KT와 SKT는 남은 1.8㎓와 800㎒ 주파수 대역을 놓고 치열한 눈치전을 펼치고 있다.

KT는 자사에 득이 많은 주파수 선택을 위해 수시로 관련 실무자가 모여 회의를 진행했으며 SKT도 실무진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기획단, TF)를 구성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SKT의 한 관계자는 “두 주파수 모두에 가능성을 두고 회의 중”이라며 “경매이기에 계획을 공개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SKT가 현재까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1.8㎓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총 4개(2.1㎓, 800㎒, 2.3㎓+, 1.8㎓) 대역을 운영하게 돼 망 투자‧관리 비용이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SKT가 1.8㎓ 주파수를 아예 배제할 수도 없다. 이는 1.8㎓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차세대 네트워크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SKT가 기존에 보유한 800㎒(30㎒ 폭)를 선택하면 총 40㎒ 폭을 확보함으로써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며 또 이를 LTE-어드밴스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양사는 올해 주파수 경매와 재할당 기간이 맞물리면서 주파수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올해 할당대가 4700억 원과 전파사용료 700억 원을 합쳐 5400억 원을 지불해야 하며 여기에 경매에 투자하는 비용 지출도 예상된다. SKT도 할당대가 5200억 원, 전파 사용료 1400억 원에 경매 비용까지 더해져 만만치 않은 지출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 SKT 관계자는 “올해 지출해야 할 금액은 많지만 주파수 재할당 등과 관련한 예산은 미리 산정해 뒀기 때문에 충분히 핸들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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