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우주관광 비행을 떠나 고도 86㎞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는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출처: 버진 갤럭틱 트위터 캡처)
11일(현지시간) 우주관광 비행을 떠나 고도 86㎞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는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출처: 버진 갤럭틱 트위터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71)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비행은 인간의 우주 비행을 보다 일상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억만장자들의 대결에서 나온 첫 번째 성공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기준 오전 7시 40분께(현지시간)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뉴멕시코의 상공을 80㎞ 이상 날아오른 브랜슨은 마침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뤘다.

VSS 유니티에는 브랜슨과 5명이 탑승했다. 고도 86㎞에서 3~4분 동안의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의 곡선을 감상한 브랜슨과 승무원 등은 약 1시간 이상 지난 후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영국 해협에서 열기구를 타고 세계 일주를 시도했던 브랜슨은 비행선에 오르기 전에 우주 비행사 일지에 서명하고 영국 첩보원 영화 캐릭터 007의 제임스 본드를 연상시키듯 “우주비행사 더블오 원, 스릴 면허(Astronaut Double-oh one. License to thrill)”라고 썼다.

지상에 돌아온 그는 “모든 것이 그저 마법 같았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버진 갤럭틱의 최고 경영자인 마이크 모세는 기내에서의 비디오 이미지 전송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를 제외하면 비행은 완벽했고 우주선도 깨끗해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비행을 함께한 전 캐나다 우주 비행사 크리스 해드필드는 “놀라운 성과였다”며 “이렇게 열린 문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하면 정말 기쁘다. 매우 좋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브랜슨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의 우주 비행보다 9일 빠르게 우주 관광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그는 또한 우주에 간 두 번째 70대 노인이 됐다. 앞서 1998년 우주 비행사 존 글렌은 77세의 나이로 우주왕복선을 탔다.

베이조스 의장은 브랜슨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이 클럽에 빨리 가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부자들 사이의 우주 관광 경쟁에서 브랜슨의 또 다른 라이벌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이륙 현장에 방문해 브랜슨의 비행을 축하하기도 했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을 창업한 베이조스는 국제항공우주연맹(FA)이 우주 경계로 인정한 고도 100㎞, 이른바 ‘카르만 라인’을 넘어 관광객들을 보낼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사(미 항공우주국), 공군, 연방항공국 그리고 일부 천체물리학자들은 대기와 우주 사이의 경계가 80㎞ 상공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브랜슨은 또 다른 모험을 계획하고 있냐는 질문에 “당분간은 확실히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버진 갤럭틱은 우주여행을 원하는 소비자들 600명 이상의 예약을 받았으며 처음에 티켓 가격은 한 장당 25만 달러였다. 지구에 돌아온 브랜슨은 버진 갤럭틱 비행선 두 좌석에 대한 추첨을 발표했다.

이미 우주 비행사들을 우주정거장에 보내 달과 화성 비행선을 만들고 있는 스페이스X는 단순히 짧은 왕복 여행 이상의 방법으로 관광객들을 데려갈 계획이다. 스페이스X의 첫 비행은 9월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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