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일 8개월을 앞두고 출마 선언자와 대권에 뜻을 둔 여야 후보 주자들이 여러 명 있지만 그 후보군 가운데 현재 국민지지도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수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후보 경선이 있을 테고 그에 따른 야권 주자의 단일화 등 예외의 일정도 예상되어진다. 그런 여건 속에서 국민지지도에서 다소 처지는 대선 주자 후보들과 그 진영 또는 지지, 반대파들의 각종 홍보 등으로 인해 여론 1위 주자에 대한 견제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내 경선 후보 구도가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으로 나눠지고 있는 현상을 보더라도 선두주자에 대한 견제는 심한 편이다. 반 이재명 후보들은 민주당 경선후보 TV 토론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이 흔하고, 심지어는 1위로서 여유(?)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에 대해 ‘김빠진 사이다’라고 직격탄을 퍼붓는 데도 이 후보는 그에 관해 일언반구도 없다. 이 후보가 내세운 기본소득을 포함한 주요 쟁점에서 상대 후보의 질의 또는 질책에도 무반응이니 정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때, 이 후보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으면 적극 대응해 왔는데 경선 3차 TV 토론회가 진행된 지금 이 후보의 입장은 너무나 판이하다. 그 때문인지 당내에서도 이 후보를 두고 억측이 나도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 같은 어정쩡한 태도가 여권 국민지지도 1위 주자인 이 후보의 포용심의 발로를 돋보이게 하는 전략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정책과 도덕성 등에 상대 경쟁자들의 파상 공세에 다소 위축된 것이라는 해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후보 측의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의 목적은 당원들과 지지층들의 하나됨에 있을 것이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인 상대 후보들에 대해 말로 치받아 너무 깊은 상처를 주게 되면 그로 인해 결국 당이 분열하고, 이 지사 자신이 경선 후보자로 낙점된다고 해도 내년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발 빠른 계산도 한몫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불리한 공격이 있어도 그것도 경선 후보자로서의 경쟁의 한 부분으로 쳐서 이 후보가 다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 같은데, 그렇다면 경선에서 여권 후보를 따놓은 당상과 같이 여긴다는 게 아닐까.

그렇다 해도 본 경선과 대선의 길은 험로일 것이다. 먼저 이재명 지사는 그에 관한 온갖 말 가운데 시비가 걸려 있는 내용에 대해선 명백히 밝혀야 한다. 실체적 진실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야권 후보에 대한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에 앞서 이 지사는 자신과 관련된 일에 더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하루만에 후원금 9억이 넘었다며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종잣돈”이라 좋아할 게 아니라, 어느 여배우가 제기한 “노무현 전 대통령 49제 때, 거기 비 오는데 왜 가냐고 했다”는 말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변해야 할 책임이 그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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