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국민대학교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대 측도 상황이 엄중하다고 본 것이다. 김씨는 2007년 아바타를 이용해 관상이나 운세를 보는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는 방안을 다룬 논문으로 국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학문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박사논문의 수준이나 표절 등을 함부로 얘기해선 곤란하다. 관련 학계가 먼저 검증하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유력한 대선 주자의 아내가 쓴 논문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 논문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정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최악이다. 학문적 풍토를 짓밟는 정치적 만행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건 민주정치에 대한 배신에 다름 아니다.

이런 점에서 국민대가 먼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의 아내인 만큼 국민적 관심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김씨가 살아온 삶과 학문의 길, 그리고 사업과 크고 작은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정치인 또는 그 아내의 운명이요, 국민에게 지지를 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최근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라는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배경이다. 덮거나 물린다고 해서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서도 세간의 의혹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아직 해당 논문을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왈가왈부하기는 어렵지만, 과연 박사학위 논문으로서 인정될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면 당연히 학계가 나서서 검증하고 평가해야 한다. 2007년이라면 그리 오래된 논문도 아니다. 그리고 관련 연구가 많지 않던 시기임을 전제한다면 검증 과정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다. 대선 주자의 아내를 넘어서 학계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검증은 이제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김건희씨의 박사학위 논문이 특정 사업체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거나 포털 사이트의 문장이 그대로 인용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씨 논문의 영어 번역이 엉터리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제 그 진실이 나오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그 후폭풍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 당장 국민대의 논문심사 과정부터 도마에 오를 것이며, 직격탄을 맞을 김씨 옆에서 윤석열 전 총장도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즐겨 쓰는 ‘공정’이니 ‘정의’니 하는 말도 농담처럼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반대로 김씨가 제대로 공부해서 쓴 논문이라면 깔끔하게 인정해야 한다. 소모적인 정치공방만큼은 끝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다.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김씨의 박사학위 논문, 과연 검증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국민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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