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역대급 폭염으로 산불이 난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주 리튼에서 헬기가 산불진화용 물을 운반하고 있다. 
[AP/뉴시스]역대급 폭염으로 산불이 난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주 리튼에서 헬기가 산불진화용 물을 운반하고 있다. 

1000년에 한번 있을 6월말 고온신기록
"지구온도 1.4도만 높아져도 5년마다 나타날 것"

최근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지역과 캐나다 서부 지역을 강타한  49도가 넘는 죽음의 폭염은 인재(人災)에서 비롯된 기후변화를 빼놓고는 실제로 나타나기가 불가능한 현상이라고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 논문이 지적하고 있다.

AP통신의 건강과학부가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의 도움으로 미국 각 대학의 합동연구 결과를 단독 분석한 결과,  예년보다 기록적으로 높은 이 지역의 폭염 신기록은 결국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탓으로 드러났다.

27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이번 초여름의 최고기온 같은 폭염이 일어날  확률을 최소 150배 이상 증가시켰으며,  그 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미발표에 심사단계인 이 논문에 따르면 산업화시대 이전에는 이들 지역의 6월 말 기온이 40도를 뛰어넘어 50도에 육박하는 일은 인류 문명사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오늘날과 같은 지구온난화 시대라도 이번 폭염의 수준은 10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현상이라고 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관계를 연구하는 국제기구 WWA( World Weather Attribution)소속이 학자들은 이 같은 천 년에 한번 있을 만한 폭염이 지구온도가 1.4도만 더 상승해도 앞으로는 5년에서 10년마다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지금 속도로 탄소 오염이 계속된다면 이번 같은 폭염이 상시 온도가 될 날은 불과 40~5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논문대표 집필자인 프린스턴대 기상학과 가브리엘 베치 교수는 밝혔다.

또한 이번 미국 북서부 해안과 캐나다의 경우처럼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인체는 열 쇼크를 받는다고 워싱턴 대학 지구환경및 건강센터의 크리니티 에비 연구자는 공동 논문에서 말했다.

에비 연구원은 " 결국 기후변화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는 얘기다.  나 역시 시애틀에서 엄청난 폭염을 견디어야 했다. 이번 6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그 수가 수 백명이 될지 수 천 명이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인이 기후관련 원인으로 사망한다면,  폭염과 열질환이 넘버 원 원인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번 폭염으로 오리건주 검시 사무소에서 7일 발표한  사망자 수만해도 116명에 달한다.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번 같은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논문 공동저자인 옥스퍼드대 기상학자 프리데릭 오토 교수도 말했다. 
 
 이번 북서부 폭염이 중요한 것은 기존 최고기온보다 얼마나 더 뜨거웠느냐,  어떤 기상모델을 예측할 수 있느냐 하는 면에서다.  과학자들은 이번 현상이 보다 큰 기후변화의 한 단면일 뿐이며,  앞으로 계속 일어날 것이고 우리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지역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WWA연구진은 이번 신속 조사연구의 결과를 담은 논문을 앞으로 동료학자들의 검토와 심사를 거쳐 전문 학술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학자 6명도 이번 신속조사 결과가 그 동안 학계에서 폭염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와 영향을 과소평가해 왔던 면을 잘 지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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