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관광객이 뽑은 ‘충남 우수 관광지 100선’ 가운데 보령에 있는 ‘충청수영성’의 수려한 전경. (제공: 충남도, 보령시) ⓒ천지일보 2021.7.7
전국 최초로 관광객이 뽑은 ‘충남 우수 관광지 100선’ 가운데 보령에 있는 ‘충청수영성’의 수려한 전경. (제공: 충남도, 보령시) ⓒ천지일보 2021.7.7 

전국 최초, 관광객이 뽑은 ‘충남관광 100선’ 첫 선정
빼어난 절경에 어린 호국정신
시인 묵객들 풍류 즐기던 곳
‘충남 어디까지 가봤니’ 확인
온라인 만족도 조사 4만여건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무더운 여름을 맞아 더욱 시원한 풍경과 함께 ‘보령 충청수영성’이 그 역사적 가치와 품격을 자랑하고 있다. ‘보령 충청수영성(忠淸水營城)’은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돌로 높이 쌓아올린 석성(石城)이다.

조선 중종 4년(1509년)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축성, 충청수영의 외곽을 두른 1650m의 장대한 성으로 자라 모형의 지형을 이용해 높은 곳에 치성 또는 곡성을 두어 바다와 섬의 동정을 살폈고 해안 방어의 요충지였다.

충청수영성은 충청남도 기념물 제9호 ‘보령 오천성’으로 지정되었다가 2009년 8월 24일 ‘보령 충청수영성’으로 명칭을 바꾸어 사적 제501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지정면적이 12만 5326㎡에 달한다. 충청도 수군절도사영이 있던 수영(水營)의 성으로 구릉의 정상을 중심으로 주변에 성을 쌓아 성 안에서 성 밖을 관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성 안에는 영보정·관덕정·대변루·능허각·고소대와 옹성(성문의 앞을 가리어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작은 성) 5개, 문 4개, 연못 1개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진남문·만경문·망화문·한사문 등 4문은 모두 없어지고 서쪽 망화문터의 아치형 석문만이 남아 있다. 이 성은 해변의 구릉을 정점으로 쌓은 성이어서 바다를 관측하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충청수영성은 폐영된 1896년까지 충청도 서해안 방어의 최전선으로서 기능을 다해왔으며 특히 삼남 지방(충청·전라·경상)으로부터의 조운선을 보호하고 왜구의 침탈을 막아내는 임무를 수행해 왔고 근대에 들어서는 이양선의 출몰을 감시하는 등 국가의 이권을 보호하고 백성의 안녕을 도모해 왔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왕세자 광해군은 조정을 나눠 이끌고 남쪽으로 내려와 전쟁을 지휘하면서 요충지를 따라 주둔지를 이동하던 중 충청수영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 미리 살펴보고 돌아온 백사 이항복은 수영성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보고했다.

홍제연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 “훗날 그 이유를 말하기를 ‘충청수영 영보정의 경치는 호서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이니 왕세자가 이곳에 있다가 방탕하는 마음을 가질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라 했다”고 전했다.

세종실록지리지 기록에 따르면, 충청수영성의 규모는 조선 초기 충청수영과 그 산하 속진에 배속된 군선은 142척, 수군은 8414명에 이르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지방에서 거둬들인 곡식을 서울까지 운반하는 데 사용했던 배)을 안전하게 항행할 수 있도록 호송했으며 근대에는 해안 곳곳에 감시초소를 두어 이양선(조선 후기에 조선 연안지역에 출몰했던 정체불명의 배)을 정탐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지는 경관이 수려하여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성내의 영보정이 유명했고 서문 밖 ‘갈마진두(渴馬津頭)’는 충청수영의 군율 집행터로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부 다섯 분이 순교한 곳이다.

충청수영성은 그 주변 지형이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군사 목적에서 마련된 충청지역 수군 지휘부로써 충청도 54읍의 수군편제와 조직, 예하 충청지역 해로(海路), 요해처, 전쟁에서 자기 편에는 꼭 필요하면서도 적에게는 해로운 지점)에 배치되었던 수군진과의 영속 관계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충청수영성에 대한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 뿐 아니라 여지도서, 만기요람, 경국대전, 왕조실록, 충청수영장계등록, 수영사례 등 다양한 문헌에 남아있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충청수영성의 빼어난 경관과 그 속에 어려 있는 호국의 정신을 재인식하고 체계적으로 가꾸어 후대에 전승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보령의 충청수영은 군사 거점이면서 뛰어난 경관을 가진 곳으로 유명해 중국의 소주(蘇州)에 비견됐고 방문한 사람마다 글을 남겨 현재 전해지는 것만도 100여편에 이른다.

충청도 서해는 고려시대부터 이미 중요한 교통로로 활용됐다. 고려말 해적질을 하던 왜구가 한반도 서부지역으로 들어온 길이며, 조선시대에는 세곡을 실은 배(조운선)가 서울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했다.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고 조운선을 지키기 위해 나라에서는 지금의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에 수영성을 구축해 수군을 배치했다. 바닷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던지 조선 초 육군본부인 충청병영까지 해미에 뒀을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한편 충남도는 5일 도내 관광지를 방문했던 관광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전국 최초로 관광객이 뽑은 ‘충남 우수 관광지 100선’을 선정했다. 이는 지난달 7일부터 3주간 도내 241개 주요 관광지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만족도 평가점수에 따라 선정한 결과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4만 1982건의 설문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표본이 현저히 낮아 평가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운 관광지나 골프장·야영장 등은 결과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선정된 관광지는 자연휴양림, 수목원, 전시관·박물관, 역사유적지, 해수욕장 등 다양하다.

시군으로 보면 대천해수욕장, 충청수영성 등 보령시 11곳, 아산 외암마을, 공세리성당 등 아산시 10곳, 국립부여박물관, 성흥산 사랑나무 등 부여군 10곳, 꽃지해수욕장, 천리포수목원 등 태안군 9곳, 간월암, 해미읍성·해미순교성지 등 서산시 8곳, 춘장대해수욕장, 신성리갈대밭 등 서천군 8곳이 포함됐다.

또 각원사, 독립기념관 등 천안시 8곳, 공산성, 마곡사 등 공주시 8곳, 돈암서원, 명재고택 등 논산시 7곳, 난지섬, 삽교호 등 당진시 6곳, 속동전망대, 용봉산 등 홍성군 5곳, 금산인삼관, 칠백의총 등 금산군 4곳,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 등 청양군 3곳, 수덕사, 예당호 출렁다리 등 예산군 3곳도 뽑혔다. 이번 충남 우수 관광지 100선은 충남문화관광 누리집과 페이스북, 인스타,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등도 공식 관광 누리소통망(SNS) ‘충남 어디까지 가봤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충남도 관광진흥과 이슬기 주무관은 “관광객이 직접 선정한 충남관광 100선을 널리 알려 도내 관광객 유치에 힘쓸 계획”이라며 “앞으로 도내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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