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너지 효과 적고 막대한 시설투자비 등 ‘부정적 전망’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SK텔레콤(SKT)과 STX의 주가가 연일 고개를 숙이고 있다.

SKT 주가는 5일째 하락세를 보였고 STX도 7월 4일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업계는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분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11일 SKT는 장 초반 14만 3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만에 신저가를 기록했고 결국 전날보다 3.34% 하락한 14만 4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일 16만 원이었던 SKT주가는 6일에는 15만 9500원으로 떨어졌으며 7일 15만 4500원, 8일 14만 9000원 등 계속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STX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SKT가인수 참여를 공식 발표한 지난 8일, STX도 전일 거래보다 350원(1.67%) 내린 2만 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교적 하락폭이 적었던 이유는 하루 전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하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11일STX그룹주는 하이닉스가 지난 10일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를 매각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또 낙폭을 키워 2만 35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도 SKT와 STX의 하이닉스 인수 효과에 부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인수를 해도 기존 사업과 반도체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반도체 사업은 해마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점도 부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한몫했다.

특히 SKT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에 최윤미 연구원은 “하이닉스보다 플랫폼, 콘텐츠 사업을 인수하는 게 더나을 것”이라며 “SKT의 이번 입찰 참여는 최선의 투자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수는 SKT의 방어적 성격에 투자하는 외국인 주주의 철학과 배치된다”며 “외국인 매도가 앞으로 주가 향방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SKT와 하이닉스의 투자 철학의 충돌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하이닉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약 2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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