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합격률 68.7→93.6%, 주행 78.5→63.5%

(서울=연합뉴스) 한달전부터 운전면허시험 절차가 간소화됐지만 도로주행이라는 새로운 복병이 나타나 수험생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운전면허시험이 간소화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1개월간 1·2종 보통 운전면허 장내기능시험 응시 건수는 16만6천885건으로 이 중 93.6%인 15만6천194건이 합격 처리됐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제도 변경 직전인 6월9일까지 5개월간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인 68.7%보다 약 25%포인트 높은 것으로, 10명 중 2.5명꼴로 합격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운전전문학원의 합격률은 무려 95.2%까지 올라갔으며 운전면허시험장도 89.6%를 기록했다.

기존 장내기능 시험은 굴절과 곡선, 방향전환 코스, 돌발 시 급제동, 시동 꺼짐, 경사로 등 11개 항목을 점검했지만 새로운 시험은 운전상태에서 기기조작과 차로준수·급정지 등 도로운행 전 기초 운전능력 2가지만 살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운전면허시험의 최종 관문인 도로주행시험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시험 간소화 이후 11만3천354명이 도로주행시험에 응시해 이 중 63.5%인 7만1천970명만 합격했다.

이는 1월부터 6월9일까지 5개월간의 합격률 78.5%보다 15%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경찰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시험이 간소화되면서 준비가 덜된 수험생이 주행시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기능시험이 쉬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응시생들이 다음 단계인 도로주행 시험장에 나타나 대거 탈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험 간소화로 최소 의무교육 시간은 기존 25시간에서 8시간으로 대폭 줄었다. 1종 보통 면허의 경우 이전에는 장내기능교육 15시간 이후 도로주행 10시간을 채워야 했지만 새 제도는 장내기능 2시간에 도로주행 6시간 과정만 마치면 된다.

올해 12월부터는 도로주행시험에 태블릿 PC가 도입되면서 문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새로 도입되는 태블릿 PC에는 운전면허 시험장 인근 10개 이상의 도로가 입력돼 주행시험 때 무작위로 선정된 노선을 운행해야 한다. 지금은 시험장별로 2~4개 정도의 노선이 사실상 지정돼 있어 해당 시험노선만 익히면 됐지만 앞으로는 어떠 노선이든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장내기능시험이 간소화하면서 불필요한 공식을 외우는 관행이 없어지는 등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절차는 가능한 쉽게 하되 문제 운전자는 엄격하게 걸러내는 방식으로 제도를 꾸준히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