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문화단독-고구려 와전의 신비㊻] 고구려 극동대혈 제사 신기(神器)
[천지일보-문화단독-고구려 와전의 신비㊻] 고구려 극동대혈 제사 신기(神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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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와당 연구가

고구려(高句麗)는 매년 10월 하늘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삼국지 위서(魏書) 열전 동이(東夷)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된다.

‘나라 동쪽에 대혈(大穴)이 있어 수혈(隧穴)이라 불렀다. 10월에 나라에서 대회가 열릴 때에 수신(隧神)을 맞아 나라의 동쪽으로 돌아와 제사하는데, 신좌(神座)에는 목수(木隧)를 두었다’

한 해 추수가 끝나는 계절, 고구려인들은 축제를 열고 동쪽에 있는 큰 동굴에 가서 천제를 지냈다는 것이다. 고구려에서는 10월에 대혈이 있던 나라 동쪽에서 수신에 대한 제사를 지냈음을 알 수 그러면 이 기록에 보이는 극동대혈의 위치는 지금 어디인가. 길림성 지안시의 동쪽 17㎞에 있다. 이곳은 고구려의 두 번째 도읍지다. 그러면 이들이 맞이한다는 ‘수신’은 누구일까.

고구려 신기배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7.4
고구려 신기배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7.4

이규보의 장편 서사시 동명왕편(東明王篇)에 나오는 신모(神母)는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다. 아비 없이 자란 주몽을 길러 부여에서 탈출시켜 고구려를 일으킨 최고의 공로자다. 고구려왕도에는 유화 사당이 있었으며 매년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고구려 유물은 제사에 사용됐던 사람 얼굴형 뿔잔이다. 이를 각배(角盃)라고도 하는데 고구려 뿔잔은 짐승의 모양이 아니고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고구려에 유행했던 치우의 얼굴 같기도 하다. 눈은 크게 불거졌으며 코는 크게 표현돼 있다. 입은 벌렸는데 위아래 치아가 드러나 있다. 고구려인들의 영웅 치우나 혹 주몽의 얼굴은 아니었을까. 

뿔잔 외면에 정연한 예서체로 ‘대동신향기(大東神享器)’라는 명문이 뚜렷이 음각되어있다.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7.4
뿔잔 외면에 정연한 예서체로 ‘대동신향기(大東神享器)’라는 명문이 뚜렷이 음각되어있다.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1.7.4

그런데 뿔잔 외면에 정연한 예서체로 ‘대동신향기(大東神享器)’라는 명문이 뚜렷이 음각되어있다. 대동은 고구려를 지칭하는 것이고 신향기는 극동대혈에서 제사 지낼 때 쓰는 그릇이라는 뜻이다. 가야시대 유행하던 각배에 비해 월등히 커 대 고구려의 기풍을 엿 볼 수 있다.

높이 29㎝, 구경 17㎝, 글씨 크기는 3X3㎝. 두께 1.8㎝. 모래가 많이 섞이지 않는 경질로 색깔은 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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