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영국이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한 ‘노 터치(no-touch)’ 정책을 1998년 도입 이후 13년 만에 폐기하기로 했다. 노 터치 정책 이후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교권이 추락했다는 판단에서다.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교육부는 10일(현지시각) 52쪽에 이르는 새 교사행동지침서를 공개했다. 새 지침서는 올해 9월부터 일선 학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침서에 따르면 교사들은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을 다루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물리력(reasonable force)’을 쓸 수 있다. 또 학생 동의 없이도 이들이 술이나 마약 등을 소지하고 있는지 검사할 수 있다. 교사의 행동에 대해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한 학생은 정학·퇴학은 물론 사법 처리를 당할 수 있다.

지난해 폭력적 행동으로 정학 처분을 받은 영국 학생은 하루 평균 1000여 명이나 된다. 이는 2009년과 비교하면 2배 늘어난 수치다. 학교 안팎에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본 적이 있는 학생은 20%가 넘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런 폭력 행위가 교실에서 벌어져도 학생을 직접 막을 수 없었다.

또 지난해 44명의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 신세를 졌으며, 교사들의 25%는 학생들의 거짓말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험으로 전체 교사 3분의 2가 교사직을 그만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메일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지나치게 관대한 훈육 방식 때문에 학생들이 사회에서 타인과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는 법과, 권위를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닉 기브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교실에서 규율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불필요한 요소들을 새 지침서가 없애줄 것”이라며 교육환경 쇄신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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