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 5일 테크노마트에서 일어난 고층 흔들림 현상의 원인이 '바람(풍진동)에 의한 공진현상'이라는 주장이 건물 설계에 참여한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건축기술사 A씨는 12일 "테크노마트가 풍진동으로 흔들렸을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고층 건물은 바람의 진동과 건물 고유의 진동수가 일치하는 '공진 현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크며, 사람들에게는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건물의 바닥 면적과 높이의 비율(aspect ratio)이 높을수록 '초고층 건물'로 분류되고 바람의 영향도 더 크게 받는데,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8 정도인 반면 테크노마트 사무동은 이 수치가 11.3에 해당한다.

그는 "12층 피트니스 센터가 원인이라면 아래층에서 흔들림을 느껴야 했고, 영화관 위치는 고층 사무동과 구조적으로 분리돼있어 진동이 전달되지 않는다"며 안전당국의 진단결과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건물 안전성에 대해서는 "풍진동은 고층건물에서 자주 관측되며 남산타워나 63빌딩도 바람 때문에 흔들린다. 옥상에 댐퍼(damper·진동제어장치)를 설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안전진단을 하면서 건축기술사의 자문을 왜 안받았는지 모르겠다"며 "건물을 스캔하듯 안에서만 들여다보지 말고 시뮬레이션이나 설문조사 등 진단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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