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미와 캐나다 서부 지역에 100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언론 CBC에 따르면 지난 엿새 동안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무려 486명이 기록적인 무더위로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돔’ 현상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은 매장마다 매진된 지 오래고,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고속 경전철과 전차까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고 있다. 전례 없는 폭염의 원인으로 꼽히는 열돔은 고기압이 특정지역에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대지에 가두는 현상이다. 과거보다 더 강하게 자주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북미 상황이 남의 일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 탄소배출 농도가 역대 최대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탄소배출 감소에 힘쓰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반면, 탈원전을 고집하는 우리나라는 되레 탄소배출이 늘었다. 만약 미국과 같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등할 것이다. 정부는 폐쇄됐던 석탄 화력발전소까지 재가동하는 것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계 최고 원전기술을 두고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 친환경 수소배출이 많은 원전을 가장 이상적인 원료로 꼽고 소형원자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소형원자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표방하면서 석탄 화력발전소는 재가동해도 원전만큼은 안 된다는 코미디 같은 정책은 요지부동이다.

올여름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탈원전 정책을 수정해야만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기후재앙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원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원전을 두고 우리 자연환경에 맞지도 않는 각종 에너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고집이 진짜 재앙이 될까 두렵다.

이러다 수년 전 겪었던 블랙아웃이 또 발생하면 경제발전을 위해 안간힘을 써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 통치자라면 최악의 사태에 대비에 가장 안전한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국민 안전과 경제를 위한 통치자의 마땅한 도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