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속 정치이야기] 인성자각(人性自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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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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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중국의 동부지역에 위치한 오늘날 산동성 일대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최초의 인문 문화를 창시했다. 그는 신성(神性)으로부터 인간성을 독립시키기 위해서는 도덕적 자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창한 도적의 기준은 ‘인(仁)’이었다. 그의 위대함은 단순한 자각을 넘어서서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중시했던 점이다. 공자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인간상은 ‘군자(君子)’였다. 군자라는 개념은 다의적이어서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극기복례(克己復禮) 즉 자신의 극복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이해해도 좋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 할 정도로 만년에 역경에 심취했던 그의 사상은 주역의 해설서인 역전(易傳)의 곳곳에 남아 있다.

석가모니는 인도의 북부 갠지스강 유역을 중심으로 인위적 욕망을 타파하고 깨달은 자, 즉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의 정신세계를 지니기 위해 고통을 수반한 끈질긴 수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성(佛性)은 만물에 내재돼 있으므로 수양을 통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주창했다. 브라만이 독점했던 피안의 세계로 가는 길은 석가모니 이후로 누구에게나 개방됐다. 그의 사상은 아시아 일대로 전파돼 인성회복에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선악과 시비에 관한 논쟁을 정리하기 위해 이성적 사고를 통한 논리적 사변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실제 생활에서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성의 궁극적 목표를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가르침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정과 깊이를 더했지만, 원래의 가르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공통점은 상고문명으로부터 고대문명으로 진입하기 위한 용트림이었다. 상고문명은 지역을 막론하고 신성이 인성을 지배했다. 그러나 인간의 지혜와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서 인성에 관한 재정립을 통해 신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자각이 생겨났다.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이 운동을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왜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만약 과학적으로 그러한 현상을 규명하려면 온갖 학문이 동원돼야 할 것이고, 끊임없는 논쟁이 계속될 것이므로 쉽게 결론을 얻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적 방법을 통해 접근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하다.

주역의 등장 역시 인성에 대한 자각으로부터 시작됐다. 주역을 체계화한 주왕조가 멸망시킨 은왕조는 신성을 중시했기 때문에 인간의 사유보다는 신의 의지에 의존했다. 주역도 점서(占書)로 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왕조를 거치면서 인간의 사유결과를 해석하는 기준이자 보조수단으로 변했다. 괘상을 보고 유추하고 괘사나 효사를 보고 의리(義理)로 해석하면서 심오하고 방대한 철학을 형성했다. 특히 인성을 중시했던 유가는 사회적 윤리와 도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주역을 해석했다.

도덕적 인격의 기준은 정도로 돌아가려는 의지와 실천인 ‘반어도(反於道)’ 또는 ‘복자도(復自道)’이다. 태극에서 만물과 인간으로 화생하는 것은 자연적 도의 변화이다. 그러나 인간이 도로 돌아가는 것은 주체적 자각과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전자를 ‘도생인(道生人)’이라 하고, 후자를 ‘반어도’라고 한다. 태극이 음양으로 분화되고, 음양의 정도와 농도에 따라서 만물이 화생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성되는 것이 순수한 정신인 성명이고, 다음으로 형체가 생성된다. 욕망은 형체로부터 생겨난다.

인간은 순수한 성명과 욕망이 혼합된 형체이다. 따라서 인간이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문제는 ‘반어도’를 하기 위해 욕망을 제거하고 형체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의 여부이다. 그것을 수양(修養)이라고 한다. 욕망의 충족을 부추기는 자본주의도 언젠가는 반어도 또는 복자도와 깊이 결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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