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 여객선사 줄줄이 폐업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58년간 부산과 거제를 이어왔던 여객선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거가대교가 개통된 후 승객이 90% 가까이 줄면서 운영 적자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부산해양항만청은 부산~거제 항로를 운행하는 여객선사 4곳의 ‘해상여객운송사업면허 폐업신고’를 모두 수리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진해~거제 항로를 운행하던 ㈜풍양에스엔티와 고려고속훼리㈜가 지난 1월에 폐업 신고를 한 바 있다.

현재로선 진해~거제 항로에 진해카페리㈜만 남은 상태. 하지만 이 여객선사도 승객이 줄어 겨우 1척만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해카페리㈜ 관계자는 3일 “가거대교 개통으로 승객이 주는 등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아직 폐업할 생각은 없다”며 “아직 일부 손님을 위해 계속 운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여객선사무실이 잇따라 문을 닫자 인근 주민은 58년간 명맥을 이어 온 여객선사가 없어지게 돼 아쉽다는 반응이다.

거제여객선터미널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기영(52) 씨는 “주민 입장에서는 버스도 배도 이용하고 싶은데 선사들이 사라져 불편을 겪게 됐다”며 “50여 년간 보던 여객선들이 사라지고 이제 거제 앞바다에 외국 배가 오간다는 소식도 들려 섭섭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부산해항청 등에 따르면 부산∼거제 항로에는 ㈜서경 ㈜가고오고 ㈜청해진해운 서경해운 등 4개 선사가 3개 항로에 여객선 6척을 운항해 왔다. 폐업되면서 일부 선박은 다른 항로에 투입되거나 해외에 매각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해항청 관계자는 “앞으로 끊어진 부산~거제 뱃길을 살리는 방안을 찾아볼 예정이지만, 여객운송 수요가 크게 떨어져 새로운 여객선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6년 공사 끝에 거가대교가 개통하면서 부산과 거제 간의 통행거리는 140㎞에서 60㎞로, 통행시간은 130분에서 50분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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