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여정 담화 내고 대화 가능성 일축

‘선중후미’ 정책 취하는 것 같다는 해석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2일 담화를 내고 ‘대화’를 언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대미 메시지를 미 백악관이 ‘흥미로운 신호’라고 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기대”라고 지적했다.

이날 담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준비’ 발언으로 그간 한미 양측에서 고조된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에 선을 그은 셈인데, 다만 그 속내는 다시 미국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공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여정, ‘흥미로운 신호’ 美발언에 “잘못된 기대”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입장을 흥미로운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북한)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정은 위워장은 지난 17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3일 차 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신호로 본다”면서도 “우리는 평양이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출처: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출처: 연합뉴스)

◆북한, 대화 재개 의지 있나

일단 표면적으로는 부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적인 비난이나 거친 표현이 없다는 점에서 당장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대화의 여지는 열어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장 이전과는 다른 문법이다. 거친 언사도 없고, 구체적인 조건을 가져오라는 액션이 아닌가 싶다”며 “북한의 형편도 그렇고, 양측 간 입장이 맞는다면 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으론 미국과 대화를 서두르기보다는 우방인 중국과 더 가까워지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해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현재 중국과 먼저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그다음에 필요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고려하겠다는 ‘선중후미’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은 당분간 중국과의 교류협력에 주력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는 여유를 가지고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시진핑 국가주석 방북 2주년을 맞아 나란히 상대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싣고 긴밀한 협력을 다짐하는 등 북중 밀착 행보가 눈에 띄게 가속화하고 있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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