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미 FTA 재협상에서 이익의 균형이 훼손된 점은 있지만 거시적인 차원에서 국회가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공청회에서 “이익과 손해를 함께 고려할 때 FTA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비준 불가피론을 폈다.

최 교수는 이날 “미시적으로 재협상이 이익의 균형을 훼손한 측면이 있지만 거시적인 차원에서 ‘패스파인더’ 역할을 수행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고는 해외 시장에서 차별받지 않는다는 보험이 되지 않기에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김동철 간사는 “(한미 FTA 재협상을) 실패한 협상이라고 하면서도 비준을 해야 한다고 하면 국민이 뭔가 구린 데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 교수는 “재협상 자체로만 보면 균형이 훼손됐다는 게 지론이지만, 거시적으로 FTA 자체를 거부할 만한 훼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재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 정부를 압박해 재재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재재협상을 주장하게 되면 미국과 FTA를 추진 중인 콜롬비아, 파나마와는 별도로 재재협상을 하는 것이기에 비준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진다며 이대로 비준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선진국과의 FTA로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자 최 교수는 “앞으로도 많은 나라가 미국과 FTA를 체결할 텐데, 우리가 체결하지 않으면 차별이 발생한다”며 “무역의존도에 상관없이 역차별 당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FTA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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