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보완재’를 자처했던 홍준표 대표가 지원사격에 본격 나서면서다. 이에 따라 여권의 다른 대권후보들이 차차기 대권을 노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가 이뤄지고 방해 공작만 없다면 현재로선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대선 지지도를 분석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의 독주는 확고부동하다.

오히려 그의 경선 독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홍 대표도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렇게 가면 경선 구도에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당내 경선이 일방 독주로 싱겁게 끝나버릴 경우 흥행 실패로 인해 본선 경쟁에서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세론과 함께 박 전 대표의 ‘총선 역할론’도 슬슬 제기되고 있다. 홍 대표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정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내년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진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참패하면 대선이 어려워진다”며 “그 분의 대선 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는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세론은 특히 홍 대표의 취임으로 더욱 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의 ‘보완재’가 되겠다고 했던 홍 대표가 당권을 쥐면서 막강한 화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전당대회 경선 당시에도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당 대선후보들을 야당의 공세에서 지켜내겠다는 전사론(戰士論)을 내세웠었다.

새로 구성된 당 지도부도 박 전 대표의 독주 체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데다 다른 3명의 최고위원도 박 전 대표에 우호적이다. 전대 이후 이처럼 박 전 대표의 위상이 부상하면서 다른 잠재 대권후보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6일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길 확률이 거의 없는 게임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에 결단 자체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박사는 이들이 선택할 만한 ‘또 다른 길’로 2014년까지 재임기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 도전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