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9

연이은 악재 맞이한 윤석열

최재형, 조만간 등판 여부 결정

김동연도 외부 활동하며 정치행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악재가 쌓이며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이 기지개를 펴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이 영입한 이동훈 전 대변인은 전날(20일) 대변인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 전 대변인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윤 전 총장 측이 정치 선언을 하기도 전에 대선 가도에 암초를 만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변인의 사퇴 원인으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둘러싼 메시지 혼선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에 떠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의 내용을 입수하고 사퇴를 결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이 연이어 악재를 맞이한 가운데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체는 불분명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윤석열 X파일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계속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X파일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일축했지만, 여권의 의혹 제기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윤 전 총장의 이미지에 타격은 물론 대선 주도권마저 빼앗길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석열 X파일’은 더불어민주당 또는 그 언저리에서 시작됐다”며 민주당 송영길 대표에게 내용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송 대표가 X파일을 공개하면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 법적 문제가 있으면 처벌받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수수방관해서는 이번 대선에 답이 없다”며 “정치공작의 실체를 파헤치고 야권 후보를 보호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게 경고를 날림과 동시에 윤 전 총장이 입당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의 길어지는 잠행과 각종 악재로 정치권은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대권 등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조만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대선 출마와 관련해 “제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 대변인은 20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은 전국 투어를 하고 입당을 결정하겠다는 건데 (우리 당도) 시간에 맞춰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 판단은 윤 전 총장 측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등판에 대해서는 “현재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접촉은 없지만, 비공식적인 접촉에서는 대선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들리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 전 부총리도 대선 출마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 전 경제부총리는 조만간 저서 출간 기념회를 통해 정계에 등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일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노숙인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기자들을 만나 “(집필을) 마무리하고 있어서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했다.

‘대권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고,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하느냐’는 물음에는 “오늘 그런 얘기를 할 적절한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당 인사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김 전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민주당과 더 가깝다’는 발언에 대해 “제가 코멘트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건 또 그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최 원장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지적하는 동시에,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결과 흠집 내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사정기관 출신의 경우 1년간 공직 후보자 출마를 금지하는 이른바 ‘윤석열 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출마가 쉽게 허용되면 재직 시 판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미 생생한 악례를 보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아직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20일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19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33.9%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이는 지난주 같은 조사 결과 39.1%에 비하면 5.2%p 떨어진 상황이다(보다 자세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되면 야권 대선판의 무게추가 국민의힘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선거를 치르기 위한 자금과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이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선택지가 점점 좁혀지는 가운데 정치 선언과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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